아동복지법상 유기 혐의로 구속된 30대 여성 A씨(왼쪽)와 공범인 20대 남성 B씨(오른쪽). /뉴스1 © News1
온라인 게임을 통해 처음 만난 20대 남성과 공모해 영하의 추위에 4살 딸을 길거리에 버린 30대 엄마와 공범에게 각각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11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아동복지법상 유기 및 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5·여)와 B씨(2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곽 판사는 “영하 1도의 추운 날씨에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피해 아동을 유기해 자칫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있어서 죄질이 상당히 중하다”며 “다만 피고인 A는 지인의 집에서 거주하다가 동거를 거절당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B와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해 아동이 늦지 않게 발견돼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곽 판사는 “피고인 A는 지적장애와 우울증으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고, 피고인 B도 어릴 적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불우한 학창시절을 겪어 공황장애 치료를 받기도 해 이 상태 그대로 사회로 돌려 보내서는 재발 우려가 있어 실형을 선고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4세에 불과한 피해 아동을 심야시간에 기온이 영하 1도에 이르는 날씨에 인적과 차량 통행이 드문 곳에 유기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피해 아동에게 큰 유형력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사유를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미안하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며 “저에게 엄마의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용서를 빌겠다”고 호소했다. 또 B씨는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범행했다”며 “죄송하고 피해아동에게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B씨를 알게 돼 게임 채팅방에서 C양 유기 범행을 공모한 뒤, B씨를 처음 만나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와 만남 당일 오후 5시께 인천 소재 C양(4)이 다니는 어린이집을 B씨와 함께 방문해 C양을 하원시킨 뒤, B씨 차량에 함께 탔다. 이후 인천 월미도와 서울 강남 등 일대를 놀러 다닌 후, B씨의 거주지가 있는 경기 고양시로 이동해 C양을 거리에 유기했다.
C양이 홀로 있던 당시 고양시 기온은 영하 0.8도였다. C양은 버려진 지 3분만에 울고 있는 것을 목격한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친부에게 인계했다.
(인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