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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산’ 판소리 가락속에 영면한 저항시인

입력 | 2022-05-12 03:00:00

김지하 시인 영결식
부인 故김영주 묻힌 원주 선영에 안치



11일 김지하 시인의 영결식에서 영정 사진을 든 고인의 둘째 아들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원주=뉴시스


“아버지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었습니다.”

강원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11일 고 김지하 시인의 둘째 아들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울먹이며 추모사를 읊었다. 8일 향년 81세로 타계한 김 시인의 영결식이 이날 열렸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지하 선배는 대한민국에 문화 운동을 심은 1세대”라고 추모했다. 판소리 명창인 임진택 연극 연출가는 고인의 시로 만든 노래 ‘빈 산’을 불렀다. 구슬픈 가락이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은 연신 눈물을 흘렸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장남 김원보 작가와 김 이사장을 비롯해 옛 친구 20여 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여덟 살 손자도 흐느끼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청산 전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은 “서슬 퍼런 독재정권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김지하라는 우리들의 정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땅에 민주주의 초석을 놓은 김 시인이 대한민국 문화운동에 남긴 영향은 마음속 빚으로 남아 있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박경리 작가의 외동딸로 2019년 세상을 떠난 부인 김영주 전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묻힌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선영에 안치됐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