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실무경험 갖춘 교원, 진짜같은 실습공간… 교육-현장 괴리 줄였다

입력 | 2022-05-12 03:00:00

[대학과 산업이 동반성장]〈2〉 대학 체질 바꾸는 LINC 사업
교과 구성에 산업계 참여시키고 기업들과 기술 연구개발 등 협력
실제 현장에 가까운 인프라 마련… 맞춤형학과 개설로 취업률 높여
교육부 ‘LINC 3.0’ 135개교 선정… 대학별 창업교육 격차 해소 기대




한양대 ERICA는 지난해 11월 ‘2021 캠퍼스 특허 유니버시아드’ 대회 시상식에서 대통령상 등 가장 많은 수상 실적을 냈다. LINC 사업을 통해 학생들이 현장형 수업을 많이 경험한 덕분이다. 한양대 ERICA 제공 

지난해 11월 열린 ‘2021 캠퍼스 특허 유니버시아드’ 시상식에서는 한양대 ERICA가 가장 많이 호명됐다. 특허청이 주최한 이 대회는 기업이나 연구소가 보유한 특허기술을 활용해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신제품이나 디자인을 사업화하거나 연구개발하는 전략을 수립한다. 지난해 대회에서 비대면 홈 피트니스 사업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시각 인공지능(AI) 기반 동작 분석·평가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제안해 대통령상을 받은 팀이 한양대 ERICA 학생들이었다. 이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특허청장상까지 모두 한양대 ERICA 학생들이 휩쓸었다.

한양대 ERICA는 이러한 성과가 ‘산학연 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사업)’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LINC 사업은 대학과 산업계가 상생 발전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2012년 시작해 올해부터 3단계 사업(2022∼2027년)이 운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LINC 사업에 참여한 일반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전년 대비 2.3% 성장해 미참여 대학(1.1%)보다 높다. 이뿐만 아니라 LINC 사업은 대학의 모습을 발전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 산학협력으로 높이는 대학 경쟁력
대학들은 LINC 사업을 통해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학협력 특화 모델을 구축해 경쟁력을 높였다. 국민대는 미래 자동차 분야로 특화해 GM과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산업체 경험이 있는 교수를 영입하고 산업계 인사를 교과과정 구성에 참여시켰다. 또 ‘친환경·자율주행자동차 기업협업센터’를 만들어 대학과 가족회사가 인적·물적 자원을 상호 공유하고 협력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부터 중소 부품기업 등 100여 개 가족회사가 기술 자문, 공동 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 지원, 연구시설 공동 활용, 기업인력 재교육 등에 협력한다.

대학들이 산학협력을 활성화하는 교원 인사제도를 도입해 대학 체질을 산학협력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도 LINC 사업이 가져온 긍정적 변화다. 3단계 LINC 사업에서는 전임교원 중 산학공동 기술개발과제 수행, 산업체 재직자 교육, 산학연계 교과목 개발 등에 참여한 비율을 반영하는 지표가 신설됐다.


○ 산업 현장에 필요한 맞춤 인재 양성

‘산학연 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사업)’ 수행 대학 중에는 산업현장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해 학생들에게 실습 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왼쪽부터 연암대의 스마트팜 수직농장에서 실습하는 학생들, 유한대의 3D 프린팅 실습실. 연암대·교육부 제공 

학생들이 크게 체감하는 건 대학 강의가 취업과 창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LINC 사업을 통해 일반대학에서 개발 및 운영된 산학연계 교육과정은 2012년 670개에서 2021년 2424개로 늘었다.

실제 산업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습교육을 할 수 있도록 산업체가 사용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똑같이 구현해 ‘현장미러형 실습 공간’을 만든 대학도 많다. 연암대는 수경재배온실, 수직농장, 식물공장 등을 현장미러형 실습실로 만들었다. 학생들은 최첨단 복합 환경 제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 시설을 이용해서 정보통신기술(ICT) 농업 바이오 분야 실습을 한다.

유한대는 3D 프린팅 실습실을 현장미러형으로 만들었다. 유한대 관계자는 “환기와 배기, 후처리실을 겸비한 3D 프린팅 PC실습실과 시스템실(출력실)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캡스톤디자인 작품 개발과 프로젝트 수업 시제품 제작에 활용하며 직무 능력을 향상한다”고 했다.

사회맞춤형학과를 통해 학생들의 취업난과 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기여하는 대학도 늘었다. 사회맞춤형학과는 학생 선발, 교육과정 구성 및 운영, 채용에 이르기까지 대학이 공동 참여한다. 사회맞춤형학과 재학생은 2017년 9134명(367개 학과)에서 2020년 1만4216명(494개 학과)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협약 기업도 3470곳에서 6611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연성대는 LINC 사업을 통해 구찌코리아, 이철헤어커커 등 산업체 89곳과 협약을 맺고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사회맞춤형학과를 운영 중이다. 해당 산업체 인사 담당자가 참여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에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취업률을 2017년 66.6%에서 2020년 89.8%로 끌어올렸다. 오산대는 아모레퍼시픽 전문가와 뷰티 컨설턴트 양성을 위한 실무 중심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해 2019∼2021년 평균 협약산업체 취업률 105%를 달성했다.


○ 융합형 미래교육 모델 발굴
대학은 LINC 사업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고 미래교육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안동대는 지역산업을 고려해 스마트팜 인재를 양성 중이다. 안동대 관계자는 “3단계 LINC 사업에서는 지역산업과 공동기술을 개발해 소멸 위기의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가톨릭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2019년 데이터사이언스 트랙을 신설했다. 이는 경영학과, 수학과, 컴퓨터정보공학부가 다학제적 공동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한양대 ERICA는 지난해 전국 19개 대학과 ‘공유형 온라인 창업교육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대학별로 특화된 창업교육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대학 간 창업교육 격차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는 최근 일반대 76곳과 전문대 59곳을 3단계 LINC 사업(링크 3.0) 선정 대학으로 지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 체제 속에서 대학 중심의 산학연 협력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대학은 대학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