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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사랑과 이별, 짙은 갈색 목소리에 담아

입력 | 2022-05-12 03:00:00

21일 콘서트 ‘연애론’ 여는 바리톤 이응광
말러-바그너 가곡, 음악극 형태로 구성
메조소프라노 伊 베레키아와 함께 공연



가곡집과 오페라 하이라이트로 ‘연애론’을 풀어내는 바리톤 이응광.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바리톤 이응광(41)의 목소리는 훈연(燻煙)한 것 같은 짙은 갈색의 느낌을 띤다. 그가 자신의 ‘인생 애창곡’인 말러 가곡집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말러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다’를 음반에 담았다.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집’도 앨범에 담겼다. 독일의 베테랑급 반주 피아니스트 올리버 폴이 함께했다.

이응광은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탈리아 메조소프라노 라우라 베레키아와 콘서트 ‘연애론(De l‘Amour)’을 연다. 오전 11시 반 시작하는 마티네(낮 공연)다. 음반에 담긴 말러나 바그너의 가곡과 함께 오페라 아리아와 이중창도 함께 부르며 사랑의 상실에서 다시 시작된 사랑, 다시 찾아온 이별까지를 담아낸다. 6일 그를 만나 앨범과 듀오 리사이틀 ‘연애론’에 담은 콘셉트를 물어보았다.

―1부 ‘사랑을 잃은 자의 노래’로 시작해 5부 ‘모든 것은 꿈이었다. 그래도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로 끝나는 리사이틀의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처음엔 음반에 담긴 곡을 리사이틀에서 그대로 부를 생각이었죠. 그러나 말러와 바그너의 가곡에 쉽게 다가가기 힘든 청중도 있을 듯해서, 음악극 형태로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제목은 스탕달의 에세이 ‘연애론’을 오마주한 거죠. 저는 예전에 슈베르트와 슈만의 삶을 음악극으로 담아낸 적도 있으니 그 3부가 되는 셈입니다.”

―함께하는 메조소프라노 라우라 베레키아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밀라노 스칼라 극장과 독일 바이에른 국립극장 등 유럽 주요 극장에 출연하고 있는데요.

“3년 전 함께 공연했는데 곡을 다루는 기량과 아름답고 풍성한 목소리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금 32세로 가수로서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말러 가곡을 유독 자주 노래하는 편입니다.

“대학 재학 시절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성악 선생인 주인공이 죽고 고요한 호수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가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다’죠. 세상의 혼란을 피해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표현했는데, 가수로서 마흔이 넘어가는 지금 이 노래가 새롭게 들렸습니다.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는 젊은이가 사랑에 눈떴다가 상처 입은 뒤 치유를 바라는 과정을 담은 가곡집입니다. 마지막에 ‘모두 다시 좋아졌다’라고 토로하지만 소망일 뿐, 실제 좋아진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집’은 작곡가가 후원자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 감정을 곡에 담았고 실제 작사자가 그 염문의 당사자인 베젠동크 백작부인이었지만 저는 뒷얘기보다 음악에만 집중하려 했습니다.”

5만∼7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