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오늘 외교-행안부 장관 임명 강행할듯 “추경 국무회의-한미 정상회담 앞… 담당장관 임명 서둘러야” 목소리 3명 추가 임명땐 11명 정족수 채워… ‘尹 내각’만의 국무회의도 검토
尹대통령, 취임 축하 외교사절단 접견…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배석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축하차 방한한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대통령비서실장, 니엘스 올센 에콰도르 관광장관, 자이나브 샴수나 아메드 나이지리아 재무예산국가기획부 장관, 압둘라 빈 사우드 알 사니 카타르 전 중앙은행 총재(왼쪽부터)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 대통령이 12일 임명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여야 이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투표 등을 두고 여야가 맞서고 있지만 한미 정상회담, 국무회의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두 장관을 먼저 임명하겠다는 의도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1일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0일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이 예정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외무와 내무를 책임지는 외교부, 행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시급하다”며 “최소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다루는 국무회의가 열리는 만큼 국무회의 담당 장관인 행안부 장관의 임명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이날 국무회의 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 권한대행으로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제청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를 ‘윤석열 내각’으로만 채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10일) 추 부총리를 포함한 7명의 장관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을 포함하면 ‘윤석열 내각’은 총 8명이다. 3명의 장관 후보자를 추가로 임명하면 ‘윤석열 내각’으로만 국무위원 개의 정족수인 11명을 채울 수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추경 편성이 시급한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무회의를 열지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尹, 외교-행안장관 오늘 임명할듯
여야 인준조율 회동 40분만에 결별… 尹측 “국정시급” 장관임명 결단 고심
국힘 “새 정부 출범했으니 협조를”… 16일 추경 본회의때 ‘韓인준’ 기대
민주 “모든 것 프리패스 요구 안돼”… 당내 “韓 부결시키자” vs “협치 필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11일 오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회동했지만 한 후보자 인준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최 등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채 40분 만에 빈손으로 헤어졌다.
윤석열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은 여야 간 본회의 개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시급한 국정 현안을 감안해 12일 국무회의 개최 전까지 국정 운영에 필수적인 일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발목 잡기’ 프레임을 깨기 위해 본회의 개최는 합의하되 인준 표결에서 부결시키는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기약 없는 한덕수 인준 표결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말씀들을 많이 나눴는데 여전히 양당에 입장 차가 있다”며 “특별히 합의를 이룬 바가 없어 발표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새) 정부가 출범했고 대통령 취임식을 했으면 총리 인준에 협조해야 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 중 하나”라며 “서로 간 입장은 상당 부분 차이가 있지만 타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진 원내수석은 “정국을 원만히 이끌어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총리 인준을 비롯해 여러 가지 정치적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책무를 양당이 갖고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비록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조만간 인준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최 필요성에는 여야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당 안팎의 여론을 수렴해 한 후보자 인준 표결을 실시할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모든 것을 다 프리패스해 달라고 하지 말고, 본인들이 추천한 총리 후보자, 장관 후보자 인사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인 이낙연 전 총리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고 나서 21일이 걸렸다”며 “당장 며칠 안에 처리 안 하면 민주당이 큰 발목 잡는 것처럼 이렇게 정략적으로 몰아가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추가 재송부 요청은 하지 않고 국회 논의 상황을 지켜봤다.
○ 민주당, ‘韓 부결’ 검토…‘임명 강행’ 예의주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 대통령이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일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민주당 내에서 ‘부결 여론’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의원은 “만약 임명 강행 수순으로 가게 되면 윤 대통령 측에서 협치를 거부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라며 “부결시키자는 당내 의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반지성주의’를 언급한 것도 표결 부결 여론에 힘을 실어주는 양상이다. 총리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 소속 한 야당 의원은 “인청특위 위원들은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며 “윤 대통령이 완전히 반지성주의적 집단으로 몰아갔는데, 야당을 일체 무시하고 가버리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한다”고 부결 표결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의 ‘헛발질’로 여론이 악화된 점은 민주당에 부담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낙마 1순위로 올린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 결정적 한 방을 날려 반대 명분을 만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오히려 한동훈 후보자 청문회에서 자초한 실수 때문에 다른 장관 임명 강행을 반대할 명분이 약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