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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맛?” 코로나 감염 후 후각장애 6개월 이상도

입력 | 2022-05-12 16:22:00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만명대로 내려오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 후각장애다. 후각장애는 후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12일 김민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를 통해 후각장애 한방 치료법에 대해 정리해봤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코가 막혀 냄새를 못 맡기도 하지만 후각 수용세포의 손상으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일반 감기보다 후각장애가 계속 남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처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 6개월 후 확진자의 61%에서 후유증이 나타났다. 후각·미각 장애가 후유증의 25%를 차지해 코로나 감염 이후 후각장애가 장기간 남는 경우가 많았다.

후각장애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우리가 ‘맛’을 인지하는 것은 미각보다 후각으로 더 많이 결정되는데, 후각기능이 상실되면 음식이 현저히 맛없게 느껴지게 된다. 먹는 낙이 사라져 우울증 발병률도 상당히 높아지게 된다. 후각장애 환자들은 치매의 가능성이 크다고도 알려져 있다. 후각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 치매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김 교수는 “후각장애는 1년 이내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한 달 이상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 인두, 후두 등 상기도감염 이후 남은 후각장애를 치료할 때 먹거나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비타민제, 아연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방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후각장애 환자에서 침치료군이 비침치료군에 비해 후각이 호전됐다는 국제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한 후각장애에도 한약치료군이 대조군보다 증상이 호전됐다는 내용이 해외 논문에 발표되기도 했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이비인후과에서도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 중 특히 감기 후 후각장애가 발생한 경우 한방치료 후 증상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약과 코 주변의 침·뜸 치료는 코점막의 부종을 완화하고 부비동(콧구멍과 연결돼 얼굴 뼈 안에 있는 빈공간)의 공기 순환 기능을 개선하며 후각신경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또 항염증 효과가 있는 한약 증류액을 코 내부에 점적해 후각세포가 분포된 부위를 자극할 수도 있다. 손상된 관절을 다시 쓰기 위해 운동 재활 치료를 하듯 냄새를 맡을 수 없다하더라도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를 자꾸 맡도록 해 후각세포를 재활시켜주는 치료도 있다.

후각 재활 치료는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일상생활 중 어떤 냄새든 자꾸 맡으려고 노력하면 후각 재활 치료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후각세포의 회복은 서서히 이뤄지기 때문에 보통 3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고, 치료 반응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