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3선의 박완주 의원이 12일 성비위 의혹으로 전격 제명된 가운데, 당 지도부가 빠른 사과에 나섰다. 6·1 지방선거를 불과 20일 앞두고 벌어진 대형 악재여서 당 차원에서 수습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하의 말씀을 드리기 전에 사과의 말씀부터 드려야 될 것 같다”며 “박완주 의원의 제명으로 시민, 도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좋은 정치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박완주 의원의 잘못은 저희 민주당을 탓해주시기 바란다”며 “충남도민, 천안시민 여러분께서는 양승조 후보의 좋은 면만을,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면만을 반드시 선택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두 비대위원장은 개소식 참석 후 서울로 돌아와 재차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 후보 역시 개소식에 앞서 “경사스러운 날인데도 불구하고 도민과 동지 여러분께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절하는 심정으로 사죄한다”고 허리를 굽혔다.
이낙연 전 대표도 “우리도 드릴 말씀이 마땅치 않다”며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많이 상처받겠구나, 정치인을 믿어도 되느냐는 의문을 가지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여러분에게 단언한다. 양승조는 믿을 하다”고 지지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비생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당내 성 비위 혐의를 받는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2차 가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해 말 직원에 대한 성추행 신고가 접수돼 최근까지 당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는 이날 박 의원 제명 관련 입장문을 통해 “최강욱 의원의 발언 문제가 불거진 이후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차마 공개적으로 올리기 민망한 성희롱성 발언들을 확인했고 더 큰 성적 비위 문제도 제보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박 의원 건에 대해 당이 신속한 조치를 취한 것처럼 다른 성비위 건에 대해서도 당이 제대로 또 올바른 조치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