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배송 고객 50% 늘어나고 신사업 쿠팡이츠도 65% 성장 김범석 의장 “혁신 계속하겠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2년 차를 맞은 올해 1분기(1∼3월)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손실 규모도 상장 이후 최소치로 감소시켰다.
12일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 51억1668만 달러(약 6조6000억 원), 당기 순손실(적자) 2억929만 달러(약 2700억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로 전년 동기(42억686만 달러)보다 21% 증가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4분기(10∼12월) 50억7669만 달러였다.
영업 적자도 지난해 4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상장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1분기 순손실은 직전 분기(4억497만 달러)보다 48%, 전년 동기보다 29.1% 감소했다.
신사업인 쿠팡이츠·쿠팡플레이·쿠팡페이·해외사업 등에서 발생한 매출은 1억8100만 달러(약 23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신사업 매출의 대부분은 쿠팡이츠에서 나왔다.
특히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부문의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가 처음으로 287만 달러(약 37억 원) 흑자를 냈다. 지난해 1분기에는 6928만 달러 적자였다. 조정 EBITDA는 영업활동만으로 벌어들인 실제 이익으로, 사업의 순수 현금 흐름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쿠팡의 전체 조정 EBITDA 적자 규모도 9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300만 달러보다 32% 감소했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에서 6개 이상 물건을 사는 고객이 최근 2년간 70% 늘었고 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이익률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 모먼트(감탄사가 나오는 순간)’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쿠팡의 실적 선방은 아마존, 이베이 등 미국 현지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실적 둔화 속에 적자 전환한 것과 대비됐다. 이날 실적은 미국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에 발표됐다. 11일(현지 시간) 쿠팡의 주가는 전날보다 8.6% 하락한 9.67달러로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20% 이상 급등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