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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핀란드 나토 가입 선언에 “보복 불가피” 반발…러-유럽 전선확대

입력 | 2022-05-13 11:09:00

© News1


북유럽 중립국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선언하자 러시아는 즉각 보복 조치를 언급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대 서방’의 전선 대치가 확대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나토 가입으로 핀란드의 안보가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가 이처럼 나토 가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국내에서 나토 참여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5월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핀란드 국민의 약 76% 가입에 찬성했다.

지난 1939년 소련의 침공으로 ‘겨울전쟁’을 겪었다. 1940년 3월까지 이어진 이 전쟁에서 핀란드는 영토의 약 10%를 러시아 넘겨줘야 했다. 강대국의 일방적인 침공이라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핀란드인에게 다시금 안보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교부는 “헬싱키(핀란드 수도)는 이런 행동에 대한 책임과 결과를 알고 있어야 한다”며 핀란드의 나토 가입할 경우 북유럽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와 핀란드의 관계는 심각한 손상을 입게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해 군사 기술 및 기타 성격의 보복 조처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전에 말했듯이 나토의 확장은 세계를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만들지 못한다”며 러시아의 대응은 국경 근처에서 나토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정례 컨퍼런스콜에서도 “모든 사람은 러시아와 나토, 특히 미국 사이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싶어한다”며 ‘특수 군사 작전’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사실상 확정하자 나토와 미국 등은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 신속한 가입 지원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2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을 결정하게 된다면 나토는 그들을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다. 핀란드의 가입 절차는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핀란드는 나토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 중 하나다.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유럽연합(EU) 회원국”이라면서 “유럽-대서양 안보에 중요한 공헌국”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은 “핀란드와 스웨덴 중 어느 한쪽이라도 나토에 가입할 경우 우리는 신속한 가입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검토하는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지려면 모든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가입 프로세스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이 기간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을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핀란드는 러시아는 1300km에 달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그간 나토의 동진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온 러시아는 강도 높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대응 방안에는 발트해 핵 미사일 배치와 병력 증강, 에너지 수출 금지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핀란드가 지난달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발트해의 비핵화 상태는 더이상 불가능한 얘기가 된다”며 “균형이 회복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서 가상의 적을 핵탄두 미사일로 공격하는 모의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나토 영토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베를린과는 불과 500km 남짓 거리에 있다. 러시아가 이곳에 핵무기를 배치한다는 것은 유럽 대륙과 나토 한복판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러시아와 나토는 국경에 병력을 배치를 늘리는 등 군사적 확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토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핀란드를 보호하기 위해 발트해 주변에 병력을 증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핀란드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 카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러시아 일간 일탈레흐티를 인용해 러시아가 핀란드 주요 정치인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는 자체 소비 가스의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사실 핀란드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 중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다만 핀란드 산업계는 러시아 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정유사 네스테(NESTE)와 목재·임업·제지 분야 멧사 그룹(METSA) 같은 기업은 대체 에너지 모색이나 생산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현재 나토 회원국은 Δ미국(1949년 가입) Δ영국(1949년)Δ독일(1955년) Δ이탈리아(1949년) Δ프랑스(1949년) 등 30개국이다. 해당 기구에 가장 최근 가입한 국가는 발칸반도 중부에 위치한 북마케도니아이며, 가입 승인은 지난 2020년 이뤄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