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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대북지원 검토…남북관계 물꼬 틀까

입력 | 2022-05-13 17:38:00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공표에 따라 우리 정부가 백신·의약품 등의 대북 지원 방안을 강구 중이다.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하겠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서 북한 측의 호응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은 12일 관영매체를 통해 주민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처음 대내외에 공개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이날 오전 일찍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수도 평양의 한 ‘단체’에서 발열환자가 다수 나왔고, 지난 8일 이들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 바이러스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검출됐다고 한다.

신문은 특히 13일자에선 올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로 전파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열병환자 35만여명 가운데 사망자는 ‘스텔스 오미크론’ 확진자 1명을 포함해 6명이다.

북한은 이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전하며 ‘최대 비상방역체계’를 발동하고 지역 봉쇄와 사업·생산·거주 단위별 격폐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Δ비상용으로 비축해놨던 의료물자를 환자 치료에 동원하고, Δ보건·비상방역 부문을 통해 전 주민 대상 집중 검병·검진도 엄격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김 총비서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선 Δ과학적인 치료 방법과 전술 Δ국가적인 의약품 보장 대책 등을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대북 방역·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차원에서 “언제든 추진할 수 있다”(통일부)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또한 이날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란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오는 21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관련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 안팎에선 그간 북한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보건의료 지원을 사실상 ‘거부’해왔단 이유로 “대북 지원은 북한의 요청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북한이 이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더 철저한 방역태세를 선포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외부 지원의 문턱은 더 높아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봉쇄 정책’을 택한 북한 입장에서 외부세계의 백신 등 의약품 분배 모니터링까지 수용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오미크론 변이가 창궐한 상황에선 코로나19 백신의 효용성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변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흔히 대북 지원과 관련해 백신을 얘기하는데 북한은 이미 거부했다”면서 “백신 수용은 김정은이 그간 해왔던 방역정책을 부인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있을 순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백신 외 북한이 필요로 하는 보호구나 기본 의약품에 대해서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과정을 굉장히 민감하게 볼 것”이라며 우리나라보단 중국을 통해 지원받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 “진단키트, 보호구, 산소호흡기 등 물자가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정부는 “신속 지원이 가능한 우리 것을 받으라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