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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교육감 ‘7파전’ 각축…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라

입력 | 2022-05-16 03:00:00

[선택! 6·1지방선거]
단일화 방안 놓고 이견 노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 예측불허




3선 연임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불출마한 가운데 강원 교육의 수장 자리를 놓고 후보 7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을 성향별로 구분하면 진보 진영에서 강삼영 전 도교육청 기획조정관(53), 문태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장(53), 중도·보수 진영에서 민성숙 강원글로벌미래교육연구원장(59), 신경호 전 춘천교육장(69), 원병관 전 강원도립대 총장(65), 유대균 전 교육부 장학관(61), 조백송 전 강원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60)이 출사표를 냈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일화 여부다. 각 진영마다 단일화가 아니면 승리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단일화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진보 진영 주자인 강, 문 후보는 100%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조사 문항과 표본 수, 조사 방식 등을 놓고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두 후보는 친구 사이라는 점에서 단일화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동해 북평고와 춘천교대 동기 동창이다. 고3 때 같은 반으로 알게 됐고, 대학과 전교조 생활을 같이 하면서 4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보냈다. 특히 전교조 출신인 민 교육감을 근거리에서 보좌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속도는 느린 편이다.

예비후보였던 최광익 전 화천중고 교장과 신경호 후보가 본 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신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발표한 것이 실제로 이뤄진 첫걸음이었다.

최 후보는 도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2년 동안 만신창이가 된 강원 교육을 살리기 위해 선거운동을 펼쳤지만 6명인 비(非)전교조 후보들이 양보 없이 선거전에 매진하는 것을 보고 자칫 강원 교육을 바꿀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후보 활동을 접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진영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도내 40여 개 단체가 참여한 ‘도교육감 중도·우파 단일화 추진협의회’는 9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가 붕괴된 강원 교육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하고 있다”며 “모든 후보는 개인의 사욕을 내려놓고 강원 교육 정상화라는 대의를 위해 단일화 룰을 협의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진보 후보들의 단일화를 촉구한다”며 “두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갈라진 마음을 모으고 아이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실시된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모든 후보가 10% 이내의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여 절대 강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어느 진영이든 단일화가 된다면 선거 판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선거는 민 교육감의 교육 정책 12년에 대한 평가의 성격도 띠고 있다. 전교조 출신인 진보 후보들과 반(反)전교조를 기치로 내세운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이 민 교육감의 공과(功過)를 어떻게 방어하고, 공략할지도 관심사다.

강원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되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양쪽 모두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