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롯데, 美 BMS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 바이오 사업 본격 진출

입력 | 2022-05-16 03:00:00

최소 3년간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 유통-화학-헬스케어 ‘삼두마차’ 포석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설, 2조5000억 투자 글로벌 톱10 목표




롯데그룹이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그룹 주력인 ‘유통(롯데쇼핑)-화학(롯데케미칼)’ 양 날개에 바이오·헬스케어를 추가해 ‘성장의 삼두마차’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BMS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공장은 연간 항체 의약품 원액 3만5000L를 생산할 수 있고 64개국 이상에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롯데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이달 중 롯데지주 자회사로 바이오 신사업을 위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바이오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롯데는 BMS로부터 최소 3년간 2억2000만 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함께 따내 안정적인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10년간 2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미국 법인 설립과 10만 L 이상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해당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이번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롯데는 지난해 8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혁신실에 바이오·헬스케어를 담당하는 신성장팀을 꾸리고 신사업 추진을 준비해왔다. 올 3월 700억 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하고 주주총회에서 바이오·헬스케어를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공식화했다.

롯데의 바이오 진출은 경기에 민감한 유통과 화학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유통과 달리 바이오는 대표적인 고수익 분야다. 통상 위탁생산(CMO)의 수익률은 20∼40%다.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20년 3400억 달러에서 2026년 6220억 달러로 연간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체 의약품 시장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연평균 성장률 10%의 성장이 기대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