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 걸리는 이유’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기억 T세포, 체내 잔존해 코로나19에 면역 반응 슈퍼 전파자 아닌 경우 전파율 낮아 “가족 감염 12% 불과” 연구 결과도 일부는 태생적 면역력 가졌다는 유전자 변이 가설도 최근 힘 얻어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2일 0시 기준 1769만4677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감염률은 33%로 국민 3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이력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함께 사는 가족 전원이 감염됐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바이러스에 일부러 노출했는데도 감염되지 않는 ‘슈퍼면역자’들도 공식 보고됐다.
과학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연구하면 앞으로 언젠가 새로 등장할 감염병에 맞설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를 종합해보면 슈퍼면역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요인에는 선천적인 면역력과 백신 영향, 바이러스 전파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그들에겐 특별한 ‘면역세포’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계통이다.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유행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바이러스다. 코로나바이러스 중 인간에게 감염되는 것은 현재까지 7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4종은 감기처럼 가벼운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데 감기 발생의 약 20%가 이들 바이러스가 원인이다.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도 올해 1월 코로나19 확진자 가족 52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이전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생성된 기억T세포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에 대한 기억T세포를 생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기억T세포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을 받은 40명, 코로나19에 감염된 48명, 백신 접종이나 감염 경력이 없는 48명의 혈액 샘플을 비교한 결과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기억T세포가 오미크론 변이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바이러스 전파 특성,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어
실제로 중국 선전시 보건당국이 2020년 4월 확진자 391명과 밀접접촉자 1286명을 분석한 결과 확진자 10∼20%가 80%의 감염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타대 연구팀은 다만 “가족 간 전파 확률 12%도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라며 “가족 간에도 밀접한 관계일수록 전파 확률이 높았으며, 부부 간 전파 확률은 43%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컨소시엄 측은 9일 “코로나19에 내성을 갖는 사람들의 유전자를 수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700명의 유전자를 확보했다”며 “5∼6개월 후 분석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i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