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늘어나 보험가입-카드사용↑… 금융사, 신상품 개발-혜택 강화 나서 영업 제한 풀린 뒤 주요 상권 활기… 이태원동 카드 매출액 180% 급증 비대면 수업 끝난 대학가 2배로 늘어
회사원 최모 씨(31)는 4년 만에 해외 여행자보험에 다시 가입했다. 다음 달 친구들과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지했던 항공마일리지 카드도 다시 알아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뒤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 금융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보복소비’ ‘보복외출’이 늘면서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카드 매출도 2∼3배로 급증하고 있다.
○ 해외여행 관련 금융 상품 ‘기지개’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4월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2만7767건으로 1년 전(8239건)에 비해 237% 늘었다. 이 중 80% 이상이 해외 여행자보험(2만2236건)으로 1년 전(4506건)의 5배 가까이로 급증했다.코로나19 확산 이후 외면했던 항공마일리지, 해외 결제 등 해외여행 특화 신용카드를 다시 발급받는 사람도 많아졌다. 4월 삼성카드의 항공마일리지 특화 카드인 ‘삼성카드&마일리지 플래티넘’의 발급 건수는 1년 전보다 334% 폭증했다. 3∼4월 신한카드의 항공마일리지 카드 발급 건수도 1년 전에 비해 15.4% 늘었다.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도 여행 관련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AXA손해보험은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과 손잡고 새로운 여행자보험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16일부터 ‘하나 스카이패스 아멕스 플래티늄’ 카드의 발급 채널을 하나은행 영업점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 등 금융사들도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여행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영업제한 해제 후 이태원, 대학가 매출 급증
영업 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서울 시내 주요 상권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영업 제한이 해제된 뒤 음식점, 노래방 등 17개 업종의 오후 6시 이후 카드 매출액은 60% 급증했다. 카드 매출 건수도 44% 늘었다. 이는 오후 9시까지 영업이 제한됐던 2월 18일 이전 두 달간과 영업 제한이 완전히 풀린 지난달 18일 이후를 비교한 결과다.서울 행정동 가운데 카드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용산구 이태원동이었다. 이태원동의 매출액은 영업제한 해제 이후 180% 급증했다. 이태원동에서 늘어난 카드 매출(건수 기준)의 88%를 20, 30대가 결제했다.
강북구 우이동(117%), 용산구 보광동(106%), 중구 을지로동(103%), 중구 필동(100%) 등도 매출액이 100% 이상 늘었다. 등산 같은 야외 모임이나 직장인 회식이 많은 대표 지역들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