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는 17일 정의당이 지방선거 출마자의 성폭력 은폐·무마 의혹을 전면부인한 데 대해 “당의 입장문 자체가 2차 가해”라고 반발했다.
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제가 그 용어를 썼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이 경악스럽다”고 했다.
우선 “저는 그 사건에 대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한 적이 없다”며 “그리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이라는 용어는 제가 사용한 말이 아니라, 가해자가 저에게 사과문을 보내오면서 쓴 말”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1월 20일 당시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기도 했다.
강 전 대표는 “제가 처음 공식적으로 11월 경의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 사건을 선대위 회의에서 알렸을 때, 그가 술자리에서 제 허벅지에 두차례 손을 대었고, 심지어 접촉한 허벅지 부위가 안쪽 허벅지였기 때문에 더 놀랐고, 몸이 굳고 당황해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고, 그 자리를 피하려고 빠져나왔으나 가해자가 계속 따라왔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제가 ‘성폭력’이라는 단어를 그 자리에서 안 썼다고 해서 성폭력이 아니게 된단 말인가”라며 “그리고 당시에 정말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면, 가해자로부터 사과문을 받아 전달해주는 역할을 왜 젠더인권특위가 맡은 것입니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건에 대한 정의당 지도부의 처리 과정도 공개했다.
또 “당 입장문에서는 대표단회의라 명명하였으나 이는 틀린 사실이다. 11월 22일 비공개 선대위 회의가 열렸고, 저는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공식적으로는 처음 이야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는 “당 입장문은 제가 ‘A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사과 조치’를 먼저 요구한 것처럼 적시하였는데, 해당 회의 자리에서 제가 이를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고, 제가 당에서 이러한 젠더폭력을 겪은 것이 처음이 아니고 저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심각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가해자가 지방선거 출마를 한다고 하여 걱정된다고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회의에서 제가 이야기를 채 끝마치기 전에, 당 대표께서 말씀하셨다. ‘이 일은 공식 절차(당기위)를 밟지 않고, 다만 다음에 또 이같은 일이 일어나면 그때는 절차대로 처리하겠다.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엄중 경고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경고로 회의가 마무리되었다”면서 당시 여영국 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비밀엄수를 주문했다는 정의당의 설명에 대해선 “당시 현장에서는 그러한 친절한 설명은 없었고 저는 ‘발설하지 말라’는 말이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였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