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맞은 ‘헌혈 사랑 나눔 축제’
17일 대구 북구 태전동 대구보건대에서 열린 ‘헌혈 사랑 나눔 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이 헌혈증서를 보이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국내 혈액 수급이 수년째 불안정한 가운데 대구보건대가 대규모 헌혈 행사를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혈액 수급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헌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면서 가중돼 왔다. 17일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이달 초 대구 경북의 혈액 보유량은 혈액 수급 위기 ‘주의’에 해당하는 2.8일분까지 떨어졌다. 대한적십자사는 혈액 수급 위기를 4단계로 분류한다. 헌혈 보유량이 5일분보다 적으면 ‘관심’, 3일분 미만이면 ‘주의’, 2일분 미만이면 ‘경계’, 1일분 미만이면 ‘심각’으로 판단한다. 대구경북혈액원 관계자는 “16일 기준 지역 혈액 보유량은 6.9일분이지만 상황이 또 어떻게 급변할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보건대는 17일 대구 북구 캠퍼스에서 ‘헌혈 사랑 나눔 축제’를 열었다. 이 대학은 다른 대학들이 통상 여는 봄 공연 축제를 대신해 해마다 헌혈 행사를 열고 있다. 1999년 ‘고통은 나누면 절반이 되고 사랑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뜻을 되새기며 시작한 이 ‘헌혈 축제’는 올해로 어느새 24회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총 2만500명이 헌혈 나눔에 참여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헌혈 행사는 멈추지 않았다.
행사를 주관한 박희옥 대구보건대 학생취업처장은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헌혈증서를 백혈병 소아환자 등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며 “참가자들이 조금이라도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증서 기증자에게 기념품을 선물하고 경품도 추첨해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 학생들은 대학 비전인 ‘지역사회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이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간호사들이 자발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선별진료소 의료 봉사에 뛰어들어 박수를 받았다.
11개 학과 재학생들이 소속된 18개 봉사 동아리가 시력 검사와 구강보건 교육, 물리 치료, 심폐소생술 강의 등의 분야를 나눠 맡아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대학이 운영하는 자원봉사패스(PASS)제도가 학생들의 참여 의욕을 북돋는다. 대구보건대는 2년제 학과 학생은 16시간 이상을, 3·4년제 학과 학생은 24시간 이상 봉사를 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헌혈 축제가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졸업생들이 국민 보건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으로 따뜻한 인성도 갖추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인성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