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은 10시까지만… 대학가 스터디는 ‘비대면’으로 거리두기 해제 한달, 큰 변화 없어… ‘저녁 있는 삶’ 경험한 직장인들 점심 회식이나 이른 저녁 모임, 택시-가게도 심야 운행-영업 꺼려
선별진료소. 뉴시스
경기 파주시 중소기업에 다니는 7년 차 직장인 이모 씨(34)는 16일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이 사라지자 일찍 귀가하게 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제 회식하잔 얘기를 아무도 꺼내지 않는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각종 모임을 비대면으로 하는 등 거리 두기 당시와 비슷한 일상을 이어가는 시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어쩔 수 없이 맞이했던 변화 중 상당 부분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한 것이다.
○ “꼭 모이고, 만나야 하나”
○ 늦은 밤 손님 뚝…줄어드는 심야 영업
개인택시 운전을 15년째 하는 박모 씨(55)는 “지난 2년 동안 늦은 밤에 손님이 거의 없어 심야 운행을 안 했는데 주정부리는 취객을 상대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며 “요즘 손님이 늘었다지만 취객과 다시 엮이는 게 싫어 여전히 심야 운행을 피하고 있다. 주변 기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거리 두기에 적응한 시민들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쉽게 돌아가진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사람들이 ‘워라밸’(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 싶어도 못 했는데, 거리 두기가 이를 가능케 한 측면이 있다”며 “상당수가 워라밸을 경험했기 때문에 회식 문화 등이 금방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남건우 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