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으로 ‘친문’, ‘친윤’, ‘친정부’ 등 여러 갈래로 나뉘며 어수선했던 검찰의 분위기가 안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의를 표명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을 시작으로 전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된 이들의 사퇴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거나 특수통 검사로 주요 수사에 참여했던 이들은 중앙 무대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송경호(29기) 수원고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신자용(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은 공석인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 고검장들의 사의까지 더해져 지휘부 공백 상태다. 일선인 이 지검장도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한 상태여서 전날(17일) 취임한 한 장관이 지휘부 인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르면 이날 일부 지휘부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전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던 인사들은 좌천되거나 검찰을 떠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한 장관 취임 전날 사의를 표명한 이 지검장은 문 정부 들어 요직에 잇따라 발탁돼 ‘친정권 성향’ 검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 신성식 수원지검장 등 문재인 정부와 가깝다고 평가되는 인물들이 추가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고검장 중 일부도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의 거취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반면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거나 특수통으로 함께 일선에서 수사했지만 현재 한직에 머물고 있는 검사들은 중요 부서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하마평이 나오는 여환섭 대전고검장(24기), 김후곤 대구지검장(25기), 이두봉 인천지검장(25기), 박찬호 광주지검장(26기), 이원석 제주지검장(27기) 등은 모두 이런 인사들로 분류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법무부의 ‘재검찰화’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장·차관이 모두 검찰 출신인데다, 법무부 내에서 문재인 정부 때 비검찰 보직이 된 자리들이 검찰 보직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법무부의 관계도 문재인 정부 때와는 극명하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4개월 뒤면 수사권 일부를 잃게 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타개에 온 힘을 쏟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 장관의 검찰 인사는 원포인트성으로 대검 차장검사를 임명하는 것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포인트성 인사의 경우 검찰인사위를 반드시 소집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