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동의 석유 강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관계 회복에 나섰다고 미 정치매체 더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비롯한 미 대표단은 고(故)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 서거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16일 UAE를 방문했다.
중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UAE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기권했으며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늘려달라는 미국의 요청도 거부했다.
미 대표단은 UAE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약칭 MBZ) 아부다비 왕세자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새로운 대통령에게 축하를 건넸다.
해리스 부통령은 무함마드 UAE 새 대통령을 면담한 뒤 “이번 순방의 목적은 이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대해 우리의 공동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UAE를 “친구” 또는 “파트너”로 지칭했다.
UAE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과 껄끄러운 관계인 이란과 핵합의 복원을 시도하는 것에 반대해왔다.
아부다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탈퇴를 환영했었다. UAE와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시기인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미국은 UAE와 이스라엘이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UAE와 무기를 거래했다.
워싱턴연구소의 시몬 핸더슨 걸프 및 에너지 관련 정책 프로그램 책임자는 MBZ는 자신을 비전을 갖춘 지도자로 보고 있고 아부다비를 중요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후세인 이비시 선임 연구원은 ”나는 고위급 대표단 방문이 워싱턴이 UAE와 관계를 회복하기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UAE가 의도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비상주 연구원인 코트니 프리어는 ”UAE는 과거에 비해 안보와 지역 파트너 개념에서 미국을 덜 신뢰하는 것 같다“며 ”이런 의미에서 UAE가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