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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라도 알았으면…‘ 애타는 5·18 행불자 가족들

입력 | 2022-05-18 13:35:00


“내 아가 창현아, 엄마 왔다, 어디 있니…내 아들아.”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이 치러진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5·18국립묘지에선 42년 전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는 노모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1980년 5월 19일, 당시 일곱살이던 이창현 군은 외판원인 어머니가 외출한 사이 집을 나선 이후 옛 전남도청 인근에서 행방불명됐다.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지 어느덧 42년.

아들의 온기를 가슴에 묻고 살아온 어머니 김말임(78)씨는 아들 묘지에 노랑 케이크와 주스 3개를 올려놓았다.

‘7세의 나이로 학교를 다닌 지 2개월. 내아들 창현이를 가슴에 묻는다. 망월동에 고이 잠들어라’. 어머니는 아들의 묘비명을 연신 쓰다듬었다.

김씨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주름진 손으로 사진으로만 남은 아들의 돌 사진을 어루만졌다.

그러면서 “죽어도 좋으니, 제발 행방만 찾게 해 달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한맺힌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당시 아들을 인계 받은 헌병이나 생사를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올해는 꼭 아들 생사라도 꼭 알 수 있으면 좋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시 5월을 맞아 행방불명자 묘역에는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행불자 묘비에 적힌 안타까운 사연들을 읽으면서 국화 한 송이를 바치기도 했다.

서울에서 온 한모(47)씨는 “42년이 지난 지금도 계엄군에 의해 희생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억울한 분들이 계신다”며 “이분들의 흔적을 찾는 조사와 진술들이 많이 확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시민 박모(28)씨는 “아직도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채 행방불명된 희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피해 규모에 대한 보다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확인을 통해 국가폭력에 대한 실체가 속속 드러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