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에서 전쟁범죄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101세 요제프 슈츠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는 전쟁범죄로 기소된 사람 중 최고령이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16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요제프 슈츠가 작센하우젠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국가가 자행하는 살인에 대해 “알고 기꺼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키릴 클레멘트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검사는 피고인이 “희생자들의 인간성을 말살하는 행위를 받아들이고 가담했다”며 “기소장에 제시된 증거가 충분하고, 아무것도 몰랐다는 요제프 슈츠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센하우젠 수용소엔 1936년부터 1945년까지 10년간 유대인, 집시(로마인), 정권 반대자, 동성애자 등 20만 명 이상이 구금됐었다. 수용소가 소련군에 의해 해방되기 전까지 수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 노역, 살인, 의학 실험, 굶주림 또는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
하지만 슈츠는 이 같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반대 심문 과정에서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은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슈츠의 구체적인 혐의는 1942년 소련 전쟁 포로 처형과 독가스 자이클론 B를 이용한 수용자 살해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나치 범죄 수사 중앙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나치 사냥꾼’이라 불리는 토마스 발터는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렀어도 2차 대전 전범들을 심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수십 년 전의 과오를 지나 매우 신중한 과정을 거치면서 독일의 정의가 배우고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이상이 흘렸다.
독일 검찰은 아직 살아있는 마지막 나치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1년엔 경비원이었던 존 데미안주크는 히틀러가 무기를 만드는데 가담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는 뒤늦게서야 전범들에게 이행되는 재판들이 갈 길을 닦는 법적 선례를 남긴 것이었다.
최근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회계사 오스카 그뢰닝과 같은 수용소 친위대 출신 라인홀트 해닝이 대량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94세의 나이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투옥되기 전에 사망했다.
2020년엔 친위대 간부 부르노 데이가 93세의 나이로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독일 북부 도시 이체호에서는 96세의 나치 사형수용소 비서관이었던 이름가르트 푸슈너는 살인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도망쳤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잡혔다.
슈츠의 재판은 2021년에 시작되었지만 그의 건강 때문에 몇 번의 심리가 연기됐고 판결은 오는 6월 초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