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2주년’ 이모저모 경주 위덕대 학생들 5·18묘지 참배… 작년엔 5·18폄훼한 교수 발언 사과 광주시장 등 18명 ‘민주의 종’ 타종식… 윤상원 전시회-헌혈 캠페인 등 열려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일인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이 끝난 뒤 묘역을 찾은 한 유가족이 묘비를 어루만지며 슬퍼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인 18일 광주 도심에서는 그날의 숭고한 가치를 계승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기념식이 열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참배객은 11만3916명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던 2020년 같은 기간 동안 참배객 7만571명, 2021년 4만4083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동안 참배객 14만1658명, 2018년 13만7650명보다는 적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5월 들어 가족 단위의 참배객이 늘었다”며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2년간 주춤했던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추모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위덕대 학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교수의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위덕대의 한 학생은 “5·18을 폄훼한 교수는 지난해 해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5·18 제대로 알기 행사 등을 통해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상원기념사업회와 광주 광산구는 6월 3일까지 전남여고 내 전시관 ‘예담1929’에서 ‘수묵으로 그린 임을 위한 행진곡 윤상원’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는 한국화가 하성흡이 윤상원의 생애를 수묵화로 그린 12점이 전시된다. 전남여고는 1980년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전남도청에서 산화한 윤상원 열사와 영혼결혼식을 올린 박기순 열사의 모교다. 들불야학 설립을 주도했던 박 열사는 1979년 연탄가스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박 열사와 윤 열사는 1982년 영혼결혼식을 올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들의 영혼결혼식에 헌정하기 위해 만들어져 지금까지 한국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대표 노래로 불리고 있다.
○…인문연구원 동고송과 광주시의사협회는 20일 5·18기록관에서 5·18 의료인 활동 구술증언 집담회를 개최한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 부상당한 시민 등을 헌신적으로 돌본 의료인들의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집담회에는 당시 김성봉 광주기독병원 응급실장, 문형배 전남대 의대 교수, 김영진 전 전남대병원장, 손민자 전남대병원 간호감독, 안성례 광주기독병원 간호감독, 오경자 조선대 간호부장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다.
○…광주기독병원은 17일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사랑의 생명나눔 헌혈 캠페인’을 열었다. 광주기독병원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부상자를 살리기 위해 줄을 서 헌혈했던 박금희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광주시민들의 생명 나눔 정신을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매년 5·18기념주간에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980년 5·18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박 열사는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 헌혈을 호소하는 가두방송을 듣고 광주기독병원을 찾아 헌혈한 후 귀가하다 계엄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상태로 광주기독병원에 이송됐다.
○…광주독립영화관은 19일까지 ‘5·18민중항쟁 42주년 특별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은 영화로 5·18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고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자는 취지로, 1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19일 1980년 광주와 닮은 아픈 역사를 지닌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다룬 임흥순 감독의 ‘좋은 빛, 좋은 공기’, 미디어 아티스트 장민승 감독과 정재일 음악감독의 시청각 프로젝트 ‘둥글고 둥글게’가 상영된다. 신은정 감독의 ‘광주항쟁의 유산’, 구담 감독의 ‘오월의 만다라’, 신혜빈 박화연 감독의 ‘석류꽃 필 때쯤’, 박종익 감독의 ‘그날, 고등학생의 증언’, 박정운 감독의 ‘오발탄’은 각기 다른 모습의 5·18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전편 무료로 상영되며 현장에서 발권 후 관람할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