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추진되나 능해IC∼학익JC 1.8km 교량 구간, 2만2000㎡ 부지 생겨 1020억 가치 “방음터널 건설보다 경제적” 평가에 “정부 계획 미반영… 안전성 우려” 도시개발사업자-도로공사는 난색
인천시가 지하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제2경인고속도로 학익 분기점(JC) 일대 전경. 고속도로 주변으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추진하는 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해 시 연구기관인 인천연구원이 ‘사업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도로관리 주체인 한국도로공사와 도시개발사업자는 기술적 문제 등을 우려해 지하화에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사업이 실제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 인천연구원은 “지하화가 타당”
인천연구원(연구원)이 최근 시에 보낸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 나들목(IC)∼학익 분기점(JC) 구간(약 1.8km) 소음저감방안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현재 교량으로 돼 있는 해당 구간을 지하차도로 만드는 데 약 170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가 추산했던 약 2400억 원보다 적은 수준이다.지하차도를 건설하지 않고 인근 도시개발사업자가 소음저감방안으로 추진 중인 방음터널을 설치했을 때는 약 889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방음터널을 짓는 데 필요한 약 468억 원에 교량이 낡아 방음터널을 설치할 하부 구조를 새로 짓는 비용 약 421억 원이 추가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구간에 방음터널을 설치할 때보다 지하화했을 때 204억 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교량으로 돼 있는 구간은 사용한 지 약 30년이나 돼 안전성 등의 문제로 향후 20년 내에 다시 건설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지하차도 건설 계획이 더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 사업 추진은 난항
시가 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인근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천항의 물동량을 전국으로 수송하는 제2경인고속도로는 1994년 개통 당시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주변 도시개발이 이뤄지며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특히 능해 나들목∼학익 분기점 구간 인근에는 2025년까지 약 1만300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지하화 사업을 위해선 한국도로공사와 인근 도시개발사업자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이들 기관은 기술적 검토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체 도시공간을 봤을 때 지하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한국도로공사와 도시개발사업자에 계속 필요성을 설명하며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