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햇반 제품군 일부 품목을 국산 쌀에서 미국산 쌀로 교체해 눈길을 끈다. 특히 국산 쌀보다 미국산 쌀이 더 저가여서 원가 절감을 위해 미국산 쌀을 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국내 즉석밥 시장 1위인 CJ제일제당이 미국산 쌀을 사용하면 후발 즉석밥 주자들도 일제히 외국산 쌀로 갈아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말부터 햇반컵반-BIG스팸마요덮밥와 햇반컵반-참치마요덮밥 등 ‘햇반컵반 빅(BIG)’ 7종에 사용하는 쌀을 국내산에서 미국산으로 모두 바꿨다. 이 제품은 기존 ‘햇반컵반’의 밥과 소스 양을 30% 정도 늘린 제품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산 쌀은 찰기가 덜해 밥알끼리 덜 들러붙고, 소스가 잘 배기 때문에, 소스와 같이 비벼 먹는 컵반 제품에 미국산 쌀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CJ제일제당이 햇반에 사용하는 쌀 중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0.6% 밖에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국산 쌀 사용 비중을 매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업계가 냉동밥이나 볶음밥에 미국산 쌀을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뚜기와 풀무원도 냉동밥 등 일부 제품에 외국산 쌀을 사용하고 있다. 스낵 제품도 마찬가지다. 농심 ‘쌀새우깡’이나 롯데제과 ‘쌀로별’ 등에 쓰이는 쌀은 원산지가 외국산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미국산 칼로스쌀의 평균 낙찰가격은 1㎏당 1800원대로, 20㎏ 포대당 3만6000원이다. 반면 국산 쌀(중품) 도매가는 18일 기준 1㎏당 2300원대로, 20㎏에 4만6000원으로 미국산보다 한결 비싸다.
이처럼 국산 쌀을 사용하는 식품업체가 갈수록 줄고, 쌀 값도 떨어져 농가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식습관 변화와 코로나19에 따른 단체급식 감소 영향으로 국내 쌀 소비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쌀 생산량 역시 수요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산 쌀 20㎏ 도매가격은 4만8900원으로 전년(5만8700원)보다 16.7% 떨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