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난소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지난 2019년 2만4134명으로, 2016년 1만8115명 대비 3년 동안 33.2% 늘었다.
무서운 것은 여성암 중 난소암의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심평원 집계 결과, 2019년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47%는 난소암으로 사망했다.
송희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환자의 2/3 이상이 복강 내에 암이 상당히 퍼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이 경우 5년 생존율이 44%로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폐경 이후 발견된 난소 종양은 난소암 가능성 높아
난소 종양은 난소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기능성 낭종, 기형종 등 ‘양성종양’과 난소암인 ‘악성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계성 종양’ 등을 포함한다.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 종양은 대부분 양성이다.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기능성 낭종’으로,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3~6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치료받은 다음 재발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다만 양성이지만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부위에서 자라나 생리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종’은 젊은 여성에게 불임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난소 종양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초기 증상 없어 발견 어려워…40세 이후 정기검진 필요
난소 종양은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양성종양이라도 크기가 5㎝ 이상으로 커지거나 종양표지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을 땐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함께 수술을 고려한다.
난소암의 약 90%인 상피성 난소암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도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장암 비뇨기암을 동반하는 린치 증후군 등에서도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연령 40세 이상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에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한다.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다. 이후 난소암이 진행되면서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고 막연한 위장 장애, 복부 이상감, 소화 장애, 위장 불안,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 팽창, 월경 과다, 기능성 출혈 등이 있을 수 있다.
치료는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의 진행 정도, 암세포의 종류, 환자의 전신 상태, 재발 여부에 따라 항암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다만 진단 당시 전신 상태가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송희경 교수는 “최근 표적 항암제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다”면서도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아직 64.5%로 다른 암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소암의 치료에 있어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며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