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가 이번 시즌 첫 외국인 선수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부상과 성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외국인 선수들 교체가 리그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T는 18일 팀의 4년차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32)를 대신할 벤자민(29)과 연봉 33만1000만 달러(약 4억22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삼성과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과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했지만 지난달 초 부상을 당한 뒤 결국 리그를 떠나게 됐다. 시즌 1호 외국인 퇴출 사례다.
가열되는 순위 경쟁이 미친 영향이 컸다. 18일 현재 3위(두산)와 7위(KIA) 사이의 승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8위(17승 22패)로 내려앉은 KT로서는 7위와의 승차 3경기가 더 벌어지기 전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쿠에바스가 우승에 일조한 선수이기에 회복을 기다렸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벤자민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롯데의 외국인 2선발 스파크맨은 성적 부진에 따른 퇴출설이 흘러나온다. 이번 시즌 평균자책점 5.88(26이닝 17자책점)으로 1승 2패만을 수확했다. 17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7경기 중 단 한 경기의 호투로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스파크맨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이라며 퇴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마운드보다 타선의 위기가 터 크다. 타율 0.399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는 피렐라(삼성)와 최근 타격감이 크게 올라온 소크라테스(KIA·0.316), 터크먼(한화·0.308) 외의 7명의 외국인 타자가 모두 1, 2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입단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전직 메이저리거 푸이그(삼성)는 타율 0.200(150타수 30안타)으로 간신히 2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고, LG의 루이즈는 1할대 타율(0.171)을 맴돌다 퓨처스리그(2군)로 강등되기까지 했다. 부상과 성적 부진의 불확실성 속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