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1000명 설문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58)는 최근 2년간 은행 영업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 업무 대부분을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처리한 것이다. 올 들어선 식당이나 마트에서 결제할 때도 신용카드 대신 네이버페이를 자주 쓰고 있다.
경제력이 있는 50, 60대는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금융 채널을 활발히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핀테크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뉴시니어가 원하는 금융’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금융자산을 1억 원 이상 보유한 만 51∼65세를 ‘뉴시니어’로 정의하고 이들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영업점을 이용하는 사람(49.3%)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여전히 시니어의 절반 가까이는 금융회사 지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78%는 은행 영업점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고 답했다. 상품 해지(30.8%)나 대출 상담(20.1%), 고액 이체(17.8%) 등이 꼽혔다. 연구소는 “영업점은 디지털 채널보다 일상적 활용도가 낮지만 뉴시니어에게 여전히 중요한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뉴시니어들은 최신 금융 트렌드를 따라가는 속도도 빨랐다. 응답자 64%는 최근 1년간 새로운 금융회사와 거래한 경험이 있었다. 일부 증권사(9.7%)와 저축은행(5.5%) 등을 제외하곤 빅테크와 핀테크에서 신규 거래를 했다. 토스(6.5%)를 새로 이용한 시니어가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5.8%), 카카오페이(5.4%), 카카오뱅크(4.6%), 네이버페이(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을 이용한 이유로는 ‘앱이 편리해서’(38.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 수익이 우수해서’(23.0%), ‘신규 서비스나 기능이 좋아서’(22.5%) 등이 많이 꼽혔다. 단순 수익률보다 편리성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