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범죄 혐의로 우크라이나에서 첫 번째 재판을 받고 있는 러시아군 병사가 19일(현지시간) 미망인에게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군 육군 전차 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전차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법원에서 열린 2차 심리에서 피해자의 아내인 카테리나 샬리포바에게 “내 잘못을 인정한다”며 “나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네, 제 잘못을 인정한다”며 “부끄럽다”고 반성했다.
미망인은 재판에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그는 “정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총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나는 남편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숨져 있었다”며 “남편은 머리에 총을 맞았고, 나는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사사마린에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온 이유를 물으면서 “우리를 보호하기 온 것이냐. 누구로부터? 당신이 죽인 내 남편으로부터 날 보호하려 한 것이냐”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미망인은 다만 러시아의 포로가 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마지막 수비대와 그를 교환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시시마린에 종신형을 구형했다. 재판은 현지 2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재개될 예정이다.
이것은 러시아군에 대한 첫 번째 전범 재판이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시시마린 외에 함께 했던 러시아 병사 2명을 추가로 소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의 전범 사례가 1만 건 이상 보고됐다고 했다.
시시마린의 변호인은 CNN에 “시시마린이 자발적으로 증언하는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 차원의 법적 지원은 제한되고 있다. 크렘린궁은 재판에 대한 정보가 없으며 우크라이나에 외교관이 없어 법적 지원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