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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술동맹, 삼성 반도체공장서 출발… 尹대통령-바이든 오늘 평택서 첫 만남

입력 | 2022-05-20 03:00:00

[내일 한미정상회담]
‘반도체 동맹’ 中패권 견제할 무기
韓 생산력-美 설계 능력 협업 논의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안내할듯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20일 한국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마주하는 장소의 배경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 군사·안보 동맹과 경제 동맹에 더해 ‘기술 동맹’으로 확장하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키워드를 정확히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일 재판 출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법원으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으면서 두 정상에게 평택 공장을 직접 안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은 약 289만 m² 부지에 3개의 생산 라인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대만 TSMC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도 운영되고 있다. 마침 서해 건너 중국을 마주 보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종합 기지’라는 점에서 방문지로 낙점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분야 기술 동맹은 설계 경쟁력을 가진 미국과 생산 능력을 가진 한국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바이든 방한을 수행하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속한 퀄컴은 대표적으로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으로 사업을 벌이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국내 산업계는 반도체 공급망 재건을 추진 중인 미국이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인 TSMC의 장악력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경계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설계 및 장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한국의 파운드리 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 내 추가 투자가 검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는 미래 산업 경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무게중심이 반도체 생산 및 수급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수십조 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만들었다. 중국 명문대와 손잡고 연간 수천 명 규모의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한미 반도체 동맹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장 탄탄한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추후 한국, 일본, 대만 등까지 참여하는 ‘반도체(칩) 동맹’을 통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함과 동시에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도 구상 중이다. 미국은 또 해외 기업들의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활, 스태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해결 등까지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평택 공장 방문은 윤 대통령의 첫 외교 행보이자 경제 행보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미래전략산업으로 지목한 반도체에 보다 힘을 실어주게 됐다. 특히 정부 간 연합을 통해 민간 주도 경제 성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한 첫 장소로 삼성 반도체 공장이 선택된 것은 이런 한미 양측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21일 예정된 한미 정상 만찬에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5대 그룹 총수 외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와 현대중공업그룹의 차세대 리더들은 태양광, 인공지능(AI) 등의 부문에서 미국 측 참석자들과 기술 동맹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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