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뉴스1
고유가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의 휘발유·경유 소비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휘발유·경유 합계 소비량은 1842만4000배럴로 2월 소비량(1849만2000배럴)보다 6만8000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날짜가 2월보다 3일 많기 때문에 3월 소비량이 2월보다 많은 것이 통상적인데 이례적으로 감소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년, 2019년은 물론 2020년, 2021년에도 3월 소비량이 2월 소비량보다 많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제도가 시행되던 지난해 3월 하루 평균 소비량(63만1032배럴)보다도 3만6709만배럴 준 규모다. 올해 1월 하루 평균 소비량은 70만9548만배럴로 지난해 1월 소비량(61만6000배럴)을 9만배럴 많았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 급등이 소비량 감소의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3월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은 각각 리터(L)당 1938.46원, 1826.93원으로 2월보다 각각 223.85원, 290.29원 올랐다.
업계에선 4월 소비량은 3월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각각 1976.53원, 1906.42원으로 더 오른데다 이달 1일 시행된 유류세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자들이 유류 소비를 줄였을 것이란 관측이다.
1분기 수출이 정유사들 실적을 견인했던 만큼 국내 소비량 감소가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에는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제재에 따른 경유 공급 차질 현상,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시작, 해외 여행 회복에 따른 항공유 수요 증가 등으로 고유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들의 손익지표인 정제마진도 지난 3월4째주 배럴당 13.87달러를 기록한 뒤 5월2째주 24.2달러까지 오르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5월3째주 20.06달러로 떨어졌지만 손익분기점(4~5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6월부터는 추가 마진 개선 요인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OSP(Official Seelling Price)를 6월부터 인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OSP는 아람코가 아시아에 원유를 판매할 때 국제 원유 가격에 붙이는 프리미엄이다. 아람코는 6월부터 OSP(아라비안라이트 기준)를 배럴당 9.35달러에서 4.4달러로 내리기로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요 감소가 3월부터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수급 차질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내수 감소량을 수출로 돌려 실적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