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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정상회담때 “中 핵무기 감축” 공동성명 낸다

입력 | 2022-05-21 03:00:00

[오늘 한미정상회담]
中 현재 핵무기 350개 보유
바이든-기시다, 中견제 방안 논의… “유사시 무력사용” 표현 들어갈듯




한국 방문을 마친 뒤 2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 성명에 이례적으로 중국의 핵무기 감축을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정상은 이와 함께 중국 견제와 미일 간 반도체 협력 등의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23일 오전 도쿄 고쿄(일본 왕궁)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만난 뒤 곧바로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후 7개월 만에 처음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한다.

특히 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에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감축 등 중국에 핵전력 투명성 제고를 촉구하는 내용을 명기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은 350발의 핵무기를 보유해 러시아(6255발) 미국(5550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 2030년까지 최소 1000발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핵무기는 실제로 사용하려면 적의 보복 능력을 일거에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가질수록 유리하다. 미국은 러시아와 핵 감축 협정인 ‘신전략무기 감축협정’을 2026년까지 5년 연장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은 어떤 협정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아 핵무기 개발에 제약이 없다.

미일 양국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양국이 공동으로 ‘억제하고 대처한다’는 결의를 넣을 예정이다. ‘적이 섣불리 도발하지 못하게 한다’는 억제에 더해 ‘유사시 무력을 써서 대응하겠다’는 뜻의 대처 표현이 들어가 주목된다.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 연구개발(R&D) 협력에 대해서도 합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의 납북 피해자 가족과 면담한다. 이어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국들과 공동 화상 정상회의를 연다. 윤석열 대통령도 화상으로 참석한다.

미일 정상은 이날 저녁 도쿄 유명 고급식당 ‘핫포엔’에서 만찬을 함께한다. 이곳은 에도 막부를 세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측근 저택이었던 곳이다. 약 4만 m² 규모 부지에 일본식 정원, 연회장 등이 있다. 기시다 총리는 만찬 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수백 년 된 수목과 저택이 있는 일본식 정원을 산책하는 등 대접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호주, 인도 정상과 함께 쿼드 정상회의를 연 뒤 귀국한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히로시마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무기 사용 위협이 높아진 가운데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호소하기 위해 피폭지인 히로시마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국회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