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2일 재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특히 삼성전자에 공을 들였다. 그는 지난 20일 오후 5시30분 경기 오산시 미국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즉시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으로 이동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정상을 영접했다.
외국 정상이 한국을 방문해 기업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방한에서 한국과 미국의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한 곳은 통상적인 순방 일정인 정상회담과 만찬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이 유일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서 한미간 반도체 동맹이 주요 현안이었다는 걸 보여준다. 반도체 없이는 미래 산업을 키울 수 없고 삼성전자 반도체 없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소집한 반도체 회의에 삼성전자를 초청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열린 공급망 대책 회의에도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를 포함했다. 이번 방문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의 중요성이 또다시 인정받게 됐다.
중국을 겨냥해 ‘경제 안보’ 강화에 나선 미국 입장에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윤석열 정부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선언하면서 미국 중심의 경제 동맹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한다. 미국 입장에선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전략의 최대 협력자이면서도 해외 투자자 중 ‘큰 손’인 삼성전자를 대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삼성전자 못지 않게 위상이 높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1일) 저녁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 등 주요 경제인들과 만찬을 가졌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북한 등 외교안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방한은 확실히 ‘국내 기업인’에 방점이 찍힌 모양새다.
특히 이번 현대차 공장 설립을 통해 총 85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국 내수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남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 회장에게 미국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 대표,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자. © News1
재계에선 미국과의 동맹은 분명 중요하지만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 역시 중요한 숙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줄타기 외교’가 필요하다”며 “기업도 중국 내 투자 확대 등 우호적인 움직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