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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檢지휘부 “전력수사” “배후규명”…대장동-옵티머스 수사 속도낼 듯

입력 | 2022-05-23 11:19:00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맨 왼쪽)이 2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을 앞두고 새롭게 진용을 꾸린 검찰 지휘부가 이구동성으로 ‘위기감’을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권이 대폭 축소되는 9월 이전에 권력형 비리를 엄단하는 검찰의 능력을 보여줘야만 국민으로부터 존재 이유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절박함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새 검찰 지휘부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 새 검찰 지휘부는 하나같이 ‘범죄를 엄단하는 검찰의 사명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이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또 다시 법률이 바뀌어서 매우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인건 확실하다”며 검수완박법 시행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바뀐 법률 탓만 하고 있을 순 없다”며 검찰의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원석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 2022.4.19/뉴스1

이 차장검사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사건 한 건 한 건마다 성실하게 그리고 전력을 다해서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하는 것만이 국민의 신뢰, 국민의 마음을 얻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장 직무대리로서 새로운 총장 부임할 때까지 빈틈없이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 그리고 기본권을 지키는 검찰의 책무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새 수장이 된 송 지검장은 “검수완박으로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개시 범위가 대폭 축소됐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그릇된 관념으로 검찰제도의 본질까지 훼손될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은 박탈되고, 송치사건 보완수사 범위도 축소돼 억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질 상황에 처해 있다”고도 했다.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송 지검장은 “이로 인한 혜택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범죄자에게, 피해는 오롯히 힘없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강자들이 법 위에 군림하거나 법 뒤에 숨지 못하도록 우리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송 지검장은 “다수의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권력형 성범죄·아동학대 범죄·강력범죄 등 민생 범죄를 엄단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면서 “국가와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권력형 비리,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범죄나 금융비리 등은 그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6월 1일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깨끗하고 공명 정대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역량을 집중하자”고도 당부했다.

이 차장검사와 송 지검장을 비롯한 검찰 새 지휘부는 대부분 부패, 경제범죄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특수통’ 들이라서 각 검찰청에 계류돼있는 전 정권 인사 대상의 부패범죄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옵티머스 관련 청와대 행정관 뇌물’ ‘삼성 웰스토리 부당지원’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전 정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펀드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재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수원지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고발된 ‘성남FC 불법 후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