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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국 퍼진 ‘원숭이두창’…美 “코로나와 달라, 백신-치료법 있다”

입력 | 2022-05-23 11:40:00


천연두와 비슷한 계열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痘瘡) 감염 사례가 각국에서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현재 북미와 유럽, 중동 등에서 감염 사례 92건이 확인됐고, 의심 사례 28건은 정밀 검사 중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22일 오스트리아에서 감염자가 처음 발견돼 감염 사례가 확인된 나라는 15개국으로 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원숭이두창 감염자 추적이 늘어남에 따라 이번 주 감염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숭이두창 환자가 세계 각국에서 속속 보고 되는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이 전염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아시시 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은 22일 미 ABC방송에 출연해 “이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알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 조정관은 “이에 대항할 백신과 치료법이 있다”며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매우 다른 양상으로 퍼지며 전파력이 강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원숭이두창을 모든 사람이 우려해야 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공감하면서 “대통령이 맞다. 이런 감염병이 확산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순방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산 공군기지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탑승 전 취재진에게 “(원숭이두창은) 모든 사람이 우려해야 한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과 어떤 백신을 이용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미국은 원숭이두창 관련 쓸 수 있는 백신이 있다”고 밝혔다. 미 보건당국은 기존 천연두 백신으로도 원숭이두창을 85%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로 아프리카 중서부에서 발생하던 원숭이두창이 지금처럼 다른 지역에서 전파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알려져 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는 치사율이 최대 10%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발열과 오한, 두통 같이 감기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몇 주 이내에 정상 회복된다. 주로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이나 동물과 접촉해 전파되며 호흡기나 피부로도 감염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