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지난해 11월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뉴스1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병찬(36)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열린 김씨의 결심 공판에서 “(경찰) 신고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한 계획적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완전히 헤어진 것이 아니라 관계회복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삶을 마감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9일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로 같은해 12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의 신고로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받자 보복을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또 김씨는 A씨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만남을 강요하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검찰은 김씨에게 주거침입·특수협박·특수감금·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추가기소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사람이 해선 안될 범죄를 저질렀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벌을 받더라도 다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을 진실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했고 이에 대한 거짓은 없었다”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이날 피해자 유족은 법정에 나와 김씨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발언권을 얻은 피해자 아버지는 호소문을 통해 “김씨가 수십년 후 출소할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살아야 하는 저희 부부의 불안감을 없애주시고 남은 자식들이 안심하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달라”며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김씨의 1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6일 열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