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선 학교에서 인종 및 성차별 금지 위주의 미국식 교육 컬리큘럼을 맹목적으로 확대 도입해서는 안된다는 보수적 교육관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북런던 소재의 한 중학교 교육과정인 미카엘라 커뮤니티 스쿨 교장 캐서린 비르발싱은 이날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의 많은 학교에선 셰익스피어가 사라졌다”며 “영국도 미국이 가는 방향을 따라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보수적인 교육관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촬영했다.
그는 “학교는 현재 교육과정을 바꿔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옛날 백인들을 교과과정에 계속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영국 학생들은 여전히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배우지만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에서까지 퍼지는 셰익스피어와 같은 문화적 아이콘을 지워버릴 흐름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 중등교육 자격시험(GCSE)와 A급 영문학·드라마 목록엔 흑인과 소수민족 작가 작품이 더 넓게 포함됐고, 운동권은 흑인 역사를 교육과정에 완전히 녹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대체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캐서린은 “수많은 흑인 또는 여성 작가들”이라 답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 또한 ‘흑인 여성 작가’라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책을 셰익스피어나 디킨스 등 다른 백인 작가의 작품을 대신해 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인들의 작품만 가르치라는 뜻이 아니라 백인들의 작품을 빼기 위한 운동을 벌이지는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서린은 2010년 영국 보수 토리당 회의에서 영국의 “망가진” 교육에 대해 연설을 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그는 정부의 새로운 사회 운동 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고 백인 특권, 인종차별, 교육기준청 등 많은 논란에 대해 트위터에서 잦은 설전을 벌이며 ‘자신이 깨어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문화’(woke culture)를 공격했다.
캐서린은 백인 특권에 대해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외모나 키, 가정환경 등 세상엔 다양한 특권이 존재한다”며 “학교에서 인종차별과 백인 특권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흑인 아이들에게 해롭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미 토리당에서 연설을 할때 이미 친구들을 잃었다”며 “계속 이에 대해 말할 것이고 그럴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