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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주택자 종부세 2년전 수준 낮추기로… 이달말 발표 전망

입력 | 2022-05-24 03:00:00

공시가 적용기준을 되돌리거나, 공정시장가액비율 75%대로 낮춰
2020년 수준 세부담 완화 가능성
‘종부세 250만원’ 시가 22억 아파트… 2년전 공시가 적용땐 53만원으로




정부가 올해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2년 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부동산 가격이 치솟아 공시가격이 뛰면서 세금 부담도 급등했는데, 그 이전으로 종부세 수준을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과세 기준일인 다음 달 1일 이전에 감면 방안이 발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공시가격 기준연도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될 듯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주택자가 내야 할 종부세를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잘못된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른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인상해 삼중, 사중의 부담을 지웠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추가로 하향해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종부세 완화를 위해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첫째, 공시가격 적용 기준을 2년 전인 2020년으로 되돌리는 방안이다. 다만 내년에 공시가격 기준이 원래대로 돌아가면 3년치 공시가격 상승분이 한꺼번에 적용돼 종부세가 급격히 뛸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추 부총리도 후보자 시절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는 방안은 내년 종부세 부담 급등문제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둘째는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대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대폭 인하해 2020년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세금 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비율을 매년 올려 올해는 100%를 적용하게끔 했다.

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60%까지 낮출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앞서 3월에 1주택자를 대상으로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매길 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정책을 유지하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5% 안팎으로 대폭 낮춘다면 2020년 수준으로 세금 부담을 떨어뜨릴 수 있다.

종부세 과세기준일이 6월 1일임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민생안정대책에 종부세 감면방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시행령으로 바꿀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달리 공시가격 적용 기준연도를 바꾸려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기재부의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도 2021년 공시가격 적용안이 발표된 바 있고, 현재 야당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인하에 긍정적이어서 국회를 설득해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금 부담 30∼40% 낮아져

본보는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에게 의뢰해 정부가 검토 중인 공시가격 조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1주택자의 보유세를 추산했다. 서울에 시가 35억 원(공시가격 27억 원) 아파트를 5년간 소유한 만 55세가 올해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예정치(100%)를 그대로 적용받을 때 내야 하는 보유세는 1942만 원이다. 재산세로 579만 원, 종부세로 1363만 원을 내야 한다.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감안하면 실제 세금 부담은 더 늘어난다.

하지만 2020년 공시가격(20억 원)과 지난해 공정시장가액비율(95%)을 적용했을 때 보유세 부담은 934만 원으로 줄어든다. 재산세와 종부세가 각각 416만 원, 518만 원으로 떨어진다. 만약 지난해 공시가격(23억 원)에 공정시장가액비율 75%를 적용하면 보유세 부담은 1098만 원(재산세 500만 원, 종부세 598만 원)이다.

같은 사람이 서울에 시가 22억 원(공시가격 17억 원) 아파트를 5년간 소유했을 때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584만 원의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만약 2020년 공시가격(13억 원)과 지난해 공정시장가액비율(95%)을 적용하면 보유세는 291만 원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공시가격(15억 원)과 공정시장가액비율 75%를 적용하면 보유세는 410만 원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