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서 “김정은 선택에 달려”… 美주도 ‘中견제’ IPEF 참여 선언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청사에서 CNN과 인터뷰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강경책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일시적인 도발과 대결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굴종외교라고 표현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효과가 없고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택할 문제”라며 “저는 북한을 망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연 핵무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북한이 대한민국과 함께 평화를 유지하고 번영해 나가는 길인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식에 화상으로 참석해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IPEF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경제협력체다. 윤 대통령은 중국의 반발과 관련해 “우리가 안보나 기술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한다고 해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소홀히 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중국 측에서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안미경중 → 안미경세’ 전환… 尹 “IPEF 모든 분야서 협력”
美주도 IPEF 13개국 참여 공식 출범
尹 “韓도 굳건한 연대로 책임 다할것”… 中 반대불구 ‘공급망 협력’ 분명히 밝혀
바이든 “印太국가 中접근법 새 대안”… 아시아서 중국과 경제패권 본격화
‘中 눈치’ 아세안 회원국들도 참여… 中주도 RCEP 넘는 亞최대 경제블록
윤석열 대통령은 IPEF 출범식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 산업에서 참가국들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IPEF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급망 강화와 디지털 전환 등에서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앞서 한국에 공급망 단절에 반대하라고 경고했지만 첨단기술 공급망은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IPEF 국가들과 협력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국의 IPEF 가입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벗어나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 본격화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 中 주도 RCEP 넘어 아시아 최대 경제블록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IPEF 공식 출범식에서 “우리는 21세기 경제의 새로운 규칙을 쓰고 있다. 우리는 (인도태평양에서 벌어질) 21세기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며 중국을 IPEF의 경쟁 상대로 규정했다. 이어 “인도태평양에 깊이 투자하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이고 어젠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탈퇴해 아시아에서 경제적 영향력이 약해진 미국의 아시아 복귀를 선언한 것.이에 따라 IPEF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CPTPP를 넘어선 아시아 최대 경제블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PEF 참가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9%를 차지해 CPTPP(세계 GDP의 13%)는 물론이고 RCEP(세계 GDP의 30%)를 넘어선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며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IPEF)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지면 국익에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美 “아시아 국가들에 중국의 대안 제시”
IPEF 참여국들은 △디지털 경제 등 공정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조세·부패방지 등 4개 협력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에 돌입한다.협상 과정에서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높은 표준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중국의 접근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온라인 사생활 침해, 비윤리적인 인공지능(AI) 활용 등 디지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