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견제 IPEF 출범]美주도 IPEF 13개국 참여 공식 출범 尹 “韓도 굳건한 연대로 책임 다할것”… 中 반대불구 ‘공급망 협력’ 분명히 밝혀 바이든 “印太국가 中접근법 새 대안”… 아시아서 중국과 경제패권 본격화 ‘中 눈치’ 아세안 회원국들도 참여… 中주도 RCEP 넘는 亞최대 경제블록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13개국이 참여해 23일 공식 출범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경제 리더십이 회복될 것”이라며 “(IPEF가)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중국의 접근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망, 디지털 경제 등 IPEF의 핵심 분야에서 중국을 사실상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중국의 반발에도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IPEF에 대거 참여하면서 경제·첨단기술 분야에서 아시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IPEF 출범식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 산업에서 참가국들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IPEF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급망 강화와 디지털 전환 등에서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앞서 한국에 공급망 단절에 반대하라고 경고했지만 첨단기술 공급망은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IPEF 국가들과 협력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국의 IPEF 가입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벗어나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 본격화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 中 주도 RCEP 넘어 아시아 최대 경제블록
이에 따라 IPEF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CPTPP를 넘어선 아시아 최대 경제블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PEF 참가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9%를 차지해 CPTPP(세계 GDP의 13%)는 물론이고 RCEP(세계 GDP의 30%)를 넘어선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며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IPEF)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지면 국익에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美 “아시아 국가들에 중국의 대안 제시”
IPEF 참여국들은 △디지털 경제 등 공정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탈탄소·인프라 △조세·부패방지 등 4개 협력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에 돌입한다.협상 과정에서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높은 표준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중국의 접근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온라인 사생활 침해, 비윤리적인 인공지능(AI) 활용 등 디지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