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이날 통화는 약 10분간 이뤄졌다. 2022.5.21 문 전 대통령측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중 문재인 전 대통령과 통화한 것에 대해 미국 측이 먼저 통화를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당시 통화에 배석했던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23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통화 성사 배경을 밝혔다.
최 전 차관은 “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그 직전 전임 대통령하고 일종의 소통을 하자고 한 건 우리 외교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대선 전 미국 측에서 (5월 중순)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 우리가 ‘문 대통령 퇴임 이후가 될 것 같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한번 만나고 싶다’는 전갈을 보내왔다”고 했다.
최 전 차관은 “기다리고 있었는데 워낙 방한 스케줄이 빡빡해 일정을 여러 번 조율하다가 만남이 불발됐다”며 “(불발로 결론 난 것이) 아마 목요일(19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는 아쉽지만 만남이 불발됐다고 발표한 것인데 그래도 바이든 대통령께서 통화라도 하시고 싶었는지 금요일 전화 제안이 왔다. 그래서 토요일로 일정을 잡고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이날 통화는 약 10분간 이뤄졌다. 2022.5.21 문 전 대통령측 제공
이어 “바이든 대통령께서는 정확하게 지난해 5월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것을 상기하셨다”고 했다.
최 전 차관은 통화가 스피커폰으로 진행된 사실도 전했다. 그는 “현직이었을 때는 이어폰을 꽂고 했는데 아직 사저에 시설이 완벽히 무슨 그런 통화를 할 정도로 만들어놓지 않았다. 또 사저이기 때문에 퇴임 후 외교활동을 벌써 염두에 둔 것은 아니어서 그냥 스피커폰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