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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구직자 A 씨는 지난달 구인 광고를 낸 곳으로부터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 받았다. 취업을 확정하려면 신용도 확인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개인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A 씨로부터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B 씨는 A 씨가 특정 회사에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A 씨 명의로 200만 원의 대출금을 저축은행에 신청했다. 이후 B 씨는 A 씨에게 “회사 명의로 된 계좌로 대출금을 입금하면 대신 상환해주겠다”고 속인 뒤 계좌로 들어온 대출금의 전액을 빼돌렸다. B 씨는 작업대출업자였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방법으로 대출금을 빼돌리는 작업 대출이 성행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 작업 대출이란 소득확인서 등 소득증빙 서류나 신용 등급을 위조해 대출금을 빼돌리는 사기의 일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대출이 늘고, 경기 불황에 따라 취업 준비생이 증가하면서 작업 대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채용 전 신용도 확인을 위해 대출 신청이 필요하다고 접근하는 신종 수법이 동원됐다.
금감원은 작업 대출에 연루될 경우 피해자로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공범으로 형사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과 관련해 위·변조 서류를 금융회사에 제출한 사실이 확인되면 신용정보원 전산망에 금융질서 문란 행위자로 오르게 된다”며 “이 경우 금융 거래에 제한을 받게 되고, 취업 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