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표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24/뉴스1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를 운영할 의장으로 5선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그러나 후반기 국회에도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있는 현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김 의원이 국회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주당은 24일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국회의장으로 김 의원을 선출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맡는 것이 관례로 본회의 무기명 투표로 최종 선출된다.
김 의원은 특정 계파에 속한다기보다는 중도 색채가 강해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회의장으로 꾸준히 거론됐다. 특히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추대, 출마를 접으면서 후반기 국회의장직을 예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이날 박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89표를 얻어 우상호 의원(57표)을 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개특위 출범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드러내고 있고 앞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후반기 국회의장의 역할도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여야에 합의안을 제시하는 등 중재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차별금지법과 같은 사회적으로 논쟁이 심한 사안도 있다. 민주당이 시민사회로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의 의장으로서의 입장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 의원은 국회조찬기도회장을 맡을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계의 입장에 동조해왔다.
이 같은 굵직한 현안 말고도 국회 구성 자체가 여소야대인 만큼 사안별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커, 김 의원의 중재자로서의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직권상정해 본회의 표결에 부칠 수 있는 권한은 물론, 본회의를 여는 것 자체에도 국회의장의 권한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후반기 국회 시작과 함께 김 의원이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안갯속이다. 여야가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는 등 원구성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여는 것도 쉽지 않다. 박병석 의장의 임기는 이달 29일까지다.
여당에서는 새 국회의장이 선출되면 직권으로 상임위원회 배분이 이뤄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민주당 역시 입법독주 프레임을 우려해, 지방선거 전 단독 본회의 개최는 꺼리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은 우리 당 후보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얘기하기엔 부적합하다”며 “여야 간 충분한, 합리적 논의를 거쳐서 좋은 해법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