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Animal Rights Advocates 골든걸 생명존중 연중 캠페인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고양이 쉼터 ‘길동이하우스’ 김현정 대표는 길에서 구조한 고양이 50여 마리를 보살피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고양이 쉼터 ‘길동이하우스’. 김현정(53) 대표가 길에서 구조한 길고양이들과 함께 지내는 곳이다. 김 대표는 6년 전 길에서 구조한 ‘길동이’와의 인연으로 길냥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후지마비로 고통받는 길동이와의
인연으로 고양이 쉼터 열어
인연으로 고양이 쉼터 열어
2016년부터 ‘강서구 양천구 캣맘’ 네이버 밴드장으로 활동하던 김 대표는 개에게 물리는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 증상이 생긴 길동이를 만났다.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병원에서는 ‘안락사를 시키라’며 치료를 포기했다. 하지만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듯 사료를 악착같이 먹는 길동이의 모습을 보고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결국 김 대표는 길동이의 보호자를 자청했고, 지금까지 애틋하게 보살피고 있다.
길동이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김 대표는 길에서 만난 아픈 고양이를 구조하는 일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고양이를 구조하더라도 이들이 편히 지낼 쉼터가 부족했다. 김 대표는 고민 끝에 지난해 11월 고양이 쉼터 ‘길동이하우스’를 열었다.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새끼 고양이들도 있다. 강서구 등촌동 재개발 지역에서 고양이 이주 및 중성화 작업을 하던 중 임신한 고양이를 발견해 구조했고, 얼마 전 새끼들을 출산한 것이다. 하지만 어미 고양이가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면서 아기 고양이들을 돌보는 것은 온전히 김 대표의 몫이 됐다.
“어미 고양이가 출산한 지 나흘 후부터 먹지를 않는 거예요. 병원에 데려갔더니 허피스 바이러스로 염증 수치가 높다고 하고 복막염까지 있다 하네요.”
김 대표는 어미 고양이를 대신해 하루에 5, 6회씩 새끼 고양이들에게 우유를 먹이느라 바쁘다. “어제는 병원에 가서 아이들 상태를 체크하면서 의사 선생님께 수유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배웠어요.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고 있는 건지 걱정이 돼서요.”
음악 감독에서 고양이 엄마로…
아픈 고양이 구조, 치료하는 일에 몰두
아픈 고양이 구조, 치료하는 일에 몰두
김 대표는 출산한지 얼마 안돼 동물병원에 입원한 어미 고양이 대신 새끼들을 돌보느라 바쁘다.
길동이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김 대표 인생의 중심은 ‘음악’이었다.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그는 음악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뮤지컬 음악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길동이를 만나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 대표는 “이제 삶에서 음악보다 고양이에 대한 비중이 훨씬 더 커졌다”고 말한다.
“아픈 고양이를 구조하다보니 치료비 부담이 아주 커요. 올 초엔 유튜브를 통해 길동이하우스가 알려지며 치료비 모금이 됐어요. 그걸로 6마리가 수술을 받았고, 병원비가 없어 퇴원하지 못하던 고양이 2마리도 데려올 수 있었죠. 하지만 아직도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요. 담낭에 문제가 있는 아이,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고양이들도 있고요. 지금은 자비로 부담하며 버티고 있어요.”
그는 “쉼터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픈 고양이들이 치료를 받아 건강해지는 것을 보면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픈 고양이들을 치료해 건강을 되찾아준 후 입양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최근 건강해진 고양이 3마리를 입양 보냈어요. 앞으로도 아픈 아이들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일을 계속할 거예요. 사람의 손을 잘 타고 건강해진 고양이는 입양 보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요.”
글/박해나(생활 칼럼니스트)
사진/길동이하우스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