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지방선거] 공천 탈락 국민의힘 후보들 불출마 보수진영 분열은 발생하지 않아 경북 최대의 격전지로 떠올라
경북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이른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지만 역대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경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 득표율이 21.73%로 경북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대선 때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26.74%로 나타나 이 후보의 고향인 안동(29.13%) 다음으로 높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 경북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공단에 거주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구미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구미가 경북 최대 공업 도시인 만큼 후보들은 경제 이슈에 초점을 맞춰 주요 공약을 마련했다.
장 후보는 시정의 연속성을 내세워 대구 경북 지역 최초의 민주당 재선 단체장을 노리고 있다. 장 후보는 “재임 기간 문재인 정부의 상생형 일자리 사업으로 이차전지 업체인 엘지 BCM을 유치했다. 민선 8기에서는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미래차를 생산하는 제2상생형 구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장호 후보는 구미시에서 사무관으로 첫 근무를 시작했고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내는 등 지방과 중앙을 두루 거친 풍부한 행정 경험을 장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경북도 투자유치과장 시절 여러 글로벌 기업을 유치한 성과가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미에 반도체 융합부품·이차전지·로봇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향후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과 연계해 국방·항공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시체육회 이사인 김중천 후보는 지역 내 정치 문화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인식을 바로잡고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출마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배후 도시를 건설하고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2018년 지방선거와 달리 보수 진영의 단일화가 사실상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결과도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일부 있다.
에이스리서치가 영남일보와 KBS대구 의뢰로 21, 22일 이틀 동안 구미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김장호 후보가 59.1%를, 장 후보는 29.3%를 각각 기록했다. 김기훈 후보는 2.4%, 김중천 후보는 1.6%의 지지율을 보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그러나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미는 국가산업단지 5곳의 일자리 때문에 전국 각지로부터 터전을 옮겨 온 젊은 세대가 많아 정치색과 지지 정당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선거 운동원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 후보 측은 “22일 선산오일장 유세 도중 우리 선거 운동원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3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선거 운동원에 대한 폭행은 선거 방해 행위이며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