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평산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안내문 ‘우리의 사생활을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이어지자 마을주민들이 24일 집회 소음 중단 촉구 시위를 진행했다.
염화득 평산마을 이장을 비롯한 주민 30여명은 ‘욕설은 이제 그만’, ‘시끄러워 못 살겠다’ 등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이날 오후 5시 마을회관부터 문 전 대통령 사저 맞은편 도로까지 행진하며 보수단체 집회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3일 평산마을에 거주하는 70~90대 주민 10명은 집회로 인한 소음으로 식욕 부진, 불면증 등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산마을의 한 주민은 “마을 앞 도로에서 2주째 시위가 이어져 주민들이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풀벌레 소리도 선명하게 들리는 농촌마을에서 낮시간 내내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고 있으니 주민들도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反)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양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사저 앞 집회 단체에게 내달 5일까지 야간 확성기 사용을 제한하는 ‘집회 시위 제한 통고’를 했지만 낮 시간대 확성기 등을 이용한 소음 시위는 계속되고 있어 주민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