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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방역 호전 언급 후 무력 도발…남북 실무접촉 난망

입력 | 2022-05-25 10:46:00


25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식별되는 발사체 3발을 발사한 것이 포착됐다. 최대 비상방역 체계 상황에서 이뤄진 도발로, 최근 ‘방역 호전’을 언급한 뒤 단행한 군사 행동이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 각각 오전 6시께, 6시37분께, 6시42분께 발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첫 번째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며 비행거리 약 360㎞, 고도 약 540㎞로 관측됐다. 두 번째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20㎞에서 소실됐다고 한다.

세 번째 미사일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으로 추정되며, 비행거리 약 760㎞, 고도 약 60㎞로 탐지됐다. 세부 제원은 정밀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대미, 대남을 겨냥한 복합 도발로 평가된다. 다양한 사거리 미사일을 동시에 접목, 한미의 미사일 대응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역량 과시 성격으로도 읽힌다.

특히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경내 코로나19 확산 중 이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지난 12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입 사실을 공개하면서 최대 비상방역 체계를 가동,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번 도발은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통제 중 두 번째 이뤄진 행동이다. 직전 행동은 최대 비상방역 체계를 선언한 5월12일 당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3발 발사 형태로 진행됐다.


북한은 방역 통제 아래에서도 ‘중단 없는 사업’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것 역시 방역 상황에 영향 없이 국방 분야 시간표는 흐른다는 선언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또 진영 대립 국면 속에서 대화, 협력보다는 힘을 토대로 한 입지 확보에 나선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현재는 ‘강대 강’ 국면이라는 북한 측 시각을 보여준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지난 24일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현 정세에 대해 “힘과 힘이 격돌하는 현실, 전쟁국가의 무력행사에 의해 평화가 파괴될 수 있는 우려와 위협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북한 핵무력 강화 당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방역 호전’을 거론한 뒤 단행한 첫 도발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2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에서 “전반적 지역에서 안정세를 유지 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우리 측의 방역 협력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제의를 무시하고 있다. 우리 측은 지난 16일 권영세 장관 명의 대북통지문을 북측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에게 보내려 했으나 북한 측은 반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측은 제의 당일인 16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경로로 접수 의사를 문의했는데 북한 측은 응답하지 않았으며, 지난 23일 재차 문의했지만 북한은 언급 없이 통화를 종료했다.

나아가 최근 북한은 방역 상황이 호전됐다고 평가하면서 코로나19의 토착화를 부각했고, 백신·치료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 협력에 대한 가부 반응 없이 도발 행동에 나선 셈이다.

향후 북한은 코로나19 상황과는 별개로 추가 도발 행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사실상 예고된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긴장은 당분간 더 고조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