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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그토록 찾던 ‘제2의 버나디나’…복덩이로 자리매김한 소크라테스

입력 | 2022-05-25 12:09:00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KIA 타이거즈 제공) © 뉴스1


올 시즌을 앞두고 사장, 단장, 감독을 바꾸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한 프로야구 KIA는 시즌 초반만 해도 잘 꿰어지지 않은 구슬처럼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 선수’가 살아나며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인공은 새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외야수)다.

소크라테스의 존재감은 24일 삼성전에서도 돋보였다. 5회까지 0-3으로 뒤지던 KIA가 추격을 하며 3-3까지 따라잡은 8회초 2사 3루에서 타석에 선 소크라테스는 삼성 우규민의 3구째 시속 117km의 커브를 유격수 쪽으로 강하게 밀어 쳤다. 평소 같았으면 범타였을 타구였지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포구하지 못했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4-3 역전에 성공했다. 빠른 발에다 요즘 엄청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아우라’가 이런 상황을 이끌어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서 소크라테스는 4회, 6회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삼성 야수진을 긴장케 하고 있었다. 삼성과 4위 자리를 공유하던 KIA는 소크라테스의 활약으로 4-3 승리를 거두고 단독 4위가 됐고 삼성과의 승차도 1경기로 벌렸다.

소크라테스는 애물단지였다. 시즌 개막 이후 한 달간 타율이 0.227밖에 되지 않았다. 팀 타선의 중심이 돼야 할 외국인 타자의 부진으로 KIA의 순위는 이달 초 8위까지 쳐졌고 소크라테스는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타격 감을 끌어올린 소크라테스는 24일까지 5월 월간 타율 0.432(82타수 35안타)를 기록했고, 시즌 타율도 어느새 0.320까지 올려놨다.

2017년 ‘5툴 플레이어’(타격의 정확도와 힘, 수비, 송구, 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활약한 버나디나 덕에 우승한 KIA는 이후 버나디나와 비슷한 유형의 외국인 타자 찾기에 골몰했다. 2019년 해즐베이커가 ‘제2의 버나디나’로 기대를 모으며 KIA 유니폼을 입었지만 타율 0.146의 빈타 끝에 방출됐다. 대체 외국인으로 온 터커가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활약했지만 벌크업을 하고 수비 반경이 좁아진 뒤 타격에서도 부진하자 KIA는 결별을 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계약한 소크라테스에게 붙은 수식어는 또 ‘제2의 버나디나’였다. 현재까지 타석에서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2017년 버나디나의 재림 같다. KBO리그 첫 해였던 2017년 당시 개막 후 한 달간 타율 0.255로 부진했던 버나디나는 적응기를 거쳐 서서히 타격 감을 끌어올리더니 타율 0.320으로 시즌을 마쳤다. 홈런은 27개, 도루도 32개로 호타준족이었다. 지난달 홈런 1개, 도루 1개에 그쳤던 소크라테스도 타율을 끌어올린 사이 홈런 4개, 도루 3개를 추가하며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