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갈았습니다. 전부 뜯어고쳤어요.”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오랜 역사를 되새겨 봐도 그렇다. 그토록 강력했던 로마 제국, 프랑스 절대왕권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19세기 동아시아를 장악했던 일본의 야욕도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엔 절대적이었어도 변화를 갈망하는 시대의 흐름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자동차 산업도 비슷하다. 한때 국내 수입차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BMW 역시 쓴맛을 봤다. 2016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에 뺏긴 왕좌를 좀처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플래그십 제품군 판매 격차가 벌어지면서 어려운 싸움을 이어갔다. 그나마 단골 베스트셀링카 5시리즈로 선방하곤 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아쉬웠다.
지난 24일 BMW코리아는 신형 7시리즈를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 시장에 공개했다. 올해 말 공식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상품성을 미리 각인 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위해 독일 본사에 요청해 뉴 7시리즈를 공수해 왔다”며 “7시리즈 완전 변경은 디자인부터 성능, 감성까지 전부 뜯어 고쳐 탄생한 최고급 세단”이라고 말했다.
뉴 7시리즈는 전 제품군 롱휠베이스 적용으로 한층 쾌적하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전 세대 대비 전장 130㎜, 전폭 48㎜, 전고 51㎜, 휠베이스 5㎜가 커졌다.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BMW 크리스탈 헤드라이트 아이코닉 글로우는 상단 헤드라이트 유닛에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L’자 모양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조명이 내장돼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쇼퍼드리븐의 매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뒷좌석에서는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BMW 시어터 스크린은 8K 해상도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사상 최초로 유튜브 온디맨드 영상 스트리밍 기능도 제공한다. 전좌석 버튼식 도어 계폐 장치로 품격을 높였다. 캐시미어 시트를 적용해 안락하고 포근함도 강조했다.
함께 전시된 i7는 현재 시장에 나온 유일한 플래그십 전기차로 꼽힌다. 이 차는 WLTP 기준 최대 주행 가능거리가 무려 625㎞에 달한다. 플래그십 전기차 생산은 간단하지 않다. 더구나 내연기관 플랫폼을 공유하는 건 더 어려운 문제다. 실제로 경쟁업체들은 새로운 전용 플랫폼으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 반면 BMW는 7시리즈 내연기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실마리를 풀었다.
신형 7시리즈는 오는 7월 7일부터 뉴 7시리즈 온라인 사전예약을 받는다. 국내 출시는 11월로 예정돼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