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 유류비 더 들어 부담 비용만회 위해 ‘비싼 좌석’ 판매 고유가에 유류할증료도 크게 올라
“80만 원짜리가 200만 원이 됐다.”
지난해 11월 인천∼오스트리아 빈을 오가는 항공권을 80만 원에 예약한 A 씨는 최근 2배가 넘게 올라 있는 항공권 가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행 및 유학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도 항공권이 너무 비싸졌다는 아우성으로 가득하다. 특히 유럽 노선 항공 요금이 높게 유지되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영공 봉쇄 여파에서도 찾을 수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항공기의 경우 평소보다 왕복 4시간 30분가량 더 소요되고 있다. 러시아 영공이 막히면서 우회 노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 요금을 갑자기 바꿀 수도 없다. 이미 공시된 운임을 바꾸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항공 티켓은 공시된 운임 구간 내에서 8∼12단계로 좌석 가격을 구분해두고 판매가 된다. 비싼 좌석과 싼 좌석이 있는 것인데, 항공사들은 유류비 증가에 따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비싼 좌석을 팔려고 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행기 좌석 공급이 코로나 이전의 30% 수준밖에 안 된다. 여행 수요는 높은데 좌석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비싼 좌석을 내놔도 속속 팔려 나간다. 항공 요금이 높게 유지되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사태가 항공운임 인상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항공사 입장에선 유류비 손해를 만회하려면 한 장이라도 비싼 좌석을 팔아야 한다”며 “고유가에 따른 유류할증료도 올라서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