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州)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19명 등 총 21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이 범행 직전 온라인에서 알게 된 15세 소녀에게 “초등학교에 총을 쏘겠다”는 범행 예고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총격범 살바도르 라모스는 온라인에서 만난 독일 소녀 A양에게 범행 9분 전 “자신의 할머니를 쏘고 초등학교에 총을 쏘겠다”고 보냈다.
A양이 이 문자를 받고 6분이 지난 뒤, 더 소름 끼치는 문자가 도착했다. “방금 할머니의 머리를 쐈다.” 몇 초 후에 라모스는 “지금 초등학교에 가서 총을 쏘겠다”는 문자를 잇따라 보냈다.
그뿐만 아니라 라모스는 범행 30여 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할머니와 초등학교에 총을 쏘겠다’는 내용을 담은 글 세 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15세 A양은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라모스와 대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거의 매일 페이스타임(아이폰의 영상통화 기능)을 통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이 공개한 영상, 문제 메시지 등을 보면 라모스는 A양에게 셀카 영상을 보내고, A양을 만나러 유럽으로 갈 계획 등을 논의했다. 한 메시지에서 그는 샌안토니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일정의 캡처를 A양에게 보내기도 했다.
라모스는 지난 23일 탄약 한 꾸러미를 배송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탄약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자 “그냥 기다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범행 예고 메시지 이전에도 A양은 충격적인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A양은 “라모스가 언젠가 ‘죽은 고양이를 사람들 집에 던졌다’고 말해 놀랐다”고 전했다.
앞서 텍사스주 유밸디 지역 롭 초등학교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학생 19명과 교사 2명 등 총 21명이 숨졌다. 라모스도 국경경비대원들과 대치 중 총을 맞아 사망했다.
총격범 라모스는 롭 초등학교로 향하기 전 할머니에게 총을 쏜 이후 차량으로 인근 도랑을 들이받은 후 방탄복으로 무장한 채 소총을 들고 초등학교로 향했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국은 그가 별도의 범죄 기록이나 정신 건강 문제 이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